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4가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모두를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ll)’을 주제로 공식 개막하며 닷새 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메세 베를린 전시장 내에 각각 대규모 부스를 마련했다.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5일 직접 찾은 양사 부스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유럽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채비를 마친 상태였다.
특히 양사는 올 1월 미국 CES에 이어 IFA 2024에서도 자율주행 기반의 이동형 로봇 집사 ‘볼리’와 ‘Q9(코드명)’을 나란히 선보이며 유럽 한복판에서 다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삼성 6000㎡ 전시장…비스포크 가전·볼리·투명 LED 총출동=삼성전자는 시티큐브 베를린에 단독으로 부스를 꾸몄다. 삼성전자가 2014년 인수한 스마트싱스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만큼 스마트싱스가 우리 일상에 가져온 변화와 끊임없는 진화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 모습이었다. 거실처럼 꾸민 공간에 놓여진 대형 TV에는 집 안 구조를 그대로 본 따 그려진 ‘맵뷰’가 띄워져 있었다.
전시장 한 켠에서는 카메라와 스피커, 프로젝터를 내장한 자율주행 AI 로봇 ‘볼리’를 앞세워 시연하는 행사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볼리는 사용자가 원하는 사람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주거나 스마트싱스의 맵뷰를 벽면에 빛으로 쏴 보여주는 프로젝터 역할까지 했다. 사용자가 특정 장소나 영화를 찾아달라는 요청도 능숙하게 해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 이어 IFA에서도 볼리를 재차 선보였지만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LG, AI홈 핵심 ‘씽큐 온’ 소개에 전력…반려묘 좌석 달린 공청기 눈길=LG전자는 올해 IFA 2024 전시장을 AI홈 허브 ‘씽큐 온’의 데뷔 무대로 삼았다. 전시장 전반에 걸쳐 씽큐 온을 소개하는 데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다.
콘셉트에 따라 시니어방, 아이방, 반려동물 공간 등으로 나눠 각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모든 공간에 씽큐 온을 배치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국내에 곧 출시되는 씽큐 온이 스마트홈을 넘어 진정한 AI홈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제품임을 각인시켰다.
직접 본 씽큐 온은 성인 손바닥 크기의 하얀색 원통형 디자인이어서 집 안 어디에 놓아도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LG전자는 생성형 AI를 탑재한 씽큐 온과 일상 언어로 대화하며 집 안에 있는 가전제품과 조명 등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눈길을 끈 건 이동형 AI홈 허브(코드명 Q9)였다. 올 1월 CES에서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로 소개했던 이 제품은 집 안을 두 발로 돌아다니며 상황에 맞게 조도를 조절해주거나 아이를 위해 책을 읽어주는 등 집사 역할을 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신제품도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고양이가 앉을 수 있는 의자가 결합된 공기청정기 LG 퓨리케어를 선보였다. 단순히 의자 역할만 하는 게 아니라 고양이의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가 탑재된 것이 특징이다. 고양이가 앉으면 공기청정기의 소음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고양이의 체중을 체크해 건강 이상 시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역할까지 하도록 설계됐다.
베를린=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