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스스로 전화하면 경증? 尹, 장·차관 문책하고 국민께 사과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대란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환자 본인이 전화할 수 있으면 경증’이라고 한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발언에 대해 “장관, 차관 문책해야 된다. 그리고 대통령이 국민께 사과하셔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응급실 뺑뺑이’와 ‘의료대란’ 관련 영상을 재생한 뒤 발언을 시작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처음으로 영상자료를 한번 보여드렸는데 이건 국민들께서 보시라고 보여드리는 게 아니고 용산에서 좀 보라고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특히 복지부 차관, 장관, 국무총리가 봐야 될 영상이다. 이분들이 뉴스를 안 보시는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모든 국민들이 다 알 뿐만 아니라 삶 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이 처참한 상황을 대통령도 총리도 장관도 차관도 그 참모들도 다 모르고 있다”며 “제가 또 하나 정말 기함할 얘기를 하나 또 들었는데 ‘스스로 전화할 정도면 경증이다’(라는 발언)”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화를 못 하면 죽는 거 아닌가, 전화도 못 할 정도면”이라며 “근데 전화를 할 정도면 경증이니까 입원 응급치료 대상이 아니잖나. 결론은 이렇게 하나 저렇게 하나 결국 죽어야 된다, 응급환자는 없다 결국 그런 뜻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는 “주변에서 전화해 주지 않으면 본인 전화 경증이라 거부될 것이고 전화 못 할 정도면 결국은 죽는 것”이라며 “중세 시대에 이런 일들이 있었다. 마녀사냥을 하는데 물에 던져 가지고 빠져나오면 마녀고, 못 빠져나오면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둘 중에 어떤 결과가 나더라도 죽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21세기에 실제로 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고위 관료가 이렇게 말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응급실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119차 안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의 제1 책임인데 그 책임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의사 탓, 국민 탓, 전 정부 탓, 야당 탓할 게 아니라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바로 권력이다. 책임지라고 그런 권한 주지 않았겠나”라며 “책임지라고 그 자리 맡기지 않았겠나. 책임지지 못하고 있으니 사과하고 책임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의료대란은 이제 목적과 수단이 완전히 전도됐다”며 “의료개혁 필요성은 분명히 있었고, 정당성도 있었지만 그 과정과 관리가 엉망이었기 때문에 과격하고 과하고 급하고 무리하고 일방적이다 보니 그 목적조차 훼손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신속하게 문을 열고 대화하고 근본적 대안들을 다시 한번 만들어내야 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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