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 [AP]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등 공화당을 대표하는 원로 인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고 있다. 버락 오바마 등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 측은 올해 미국 대선 후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측은 “수년 전에 대선 정치에서 은퇴했다”며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전직 공화당 출신 대통령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인물이다.
이날 과거 공화당 소속이었던 리즈 체니 전 연방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국가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니 전 의원은 부시 전 대통령 정부 당시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의 딸이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국가 방어, 총기 지지, 낙태 반대 등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자인 체니 전 의원은 2021년 의회 난동 사건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
이로써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매케인 가문에 이어 공화당 인사 표를 또 잃게 됐다. 앞서 지난 2008년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고(故)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의 아들은 공화당에 등을 돌리며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매케인 아들 지미 매케인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알링턴국립묘지에서 폭탄 테러로 숨진 미군 희생자들에게 헌화하면서 선거운동용 사진을 촬영한 것에 분노한 바 있다. 지미 매케인은 현재 정보 장교로 군복무 중이며 아버지인 존 매케인은 베트남전 참전 용사다.
트럼프 정부 당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세라 허커비 샌더스는 트럼프를 비난하는 공화당원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샌더스 전 대변인은 ABC 방송에 “유명한 공화당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며 “무례하게 굴려는 건 아니지만 민주당이 내세운 가장 급진적인 후보를 지지하는 체니 전 의원은 자신을 보수주의자나 공화당원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인사들의 지지와는 별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도 굳건하다. NYT와 시에나대가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을 기록해 47%의 지지율을 얻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보다 1%포인트 앞섰다. 이날 CBS와 유고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상대인 해리스 부통령과 동률 혹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