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행진서 ‘탈의 시위’ 활동가 공연음란 행위로 입건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기후위기 대응 촉구 대규모 집회 참가자들이 삼성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지난 주말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고자 열린 도심 행진에서 “인간중심적 집회를 비판하고 비인간 동물과 같은 모습으로 행진하겠다”며 탈의 시위를 벌인 활동가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오후 강남대로에서 열린 ‘907 기후정의행진’ 도중 옷을 벗는 퍼포먼스를 한 20대 여성 활동가 2명을 공연음란 혐의로 체포했다가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이들 활동가는 당시 “에너지 정책 비판 등 기후정의행진의 구호는 여전히 인간중심적이고 국가주의적”이라며 “인간이 비인간 동물을 착취하는 구조 속 인간의 가해자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단순히 동물의 탈을 뒤집어 쓰는 것이 아닌, 비인간 동물과 같은 모습으로 행진하자”는 취지로 오후 5시께 강남역 인근에서 상·하의를 완전히 벗었으나 경찰이 즉시 에워싸 제지했다. 경찰은 이들을 연행해 조사한 뒤 석방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 상황을 빚은 40대 여성 참가자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집회에서는 주최 측 추산 2만여명, 경찰 추산 1만명 가량이 참가해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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