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가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천500만 달러·약 1천억원)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신네르는 8일(미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 단식 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12위·미국)를 3-0(6-3 6-4 7-5)으로 물리쳤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왕좌에 오른 신네르는 US오픈까지 석권하며 메이저 우승 횟수를 2회로 늘렸다. 이 대회 우승 상금은 360만 달러, 한국 돈으로 48억2천만원이다.
이로써 올해 열린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타이틀은 호주오픈과 US오픈 신네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은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로 양분됐다.
남자 테니스 ‘빅4′로 오래 군림한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앤디 머리(영국) 가운데 한 명도 메이저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것은 2002년 이후 올해가 22년 만이다.
신네르가 2001년생, 알카라스 2003년생으로 올해가 남자 테니스 ‘세대교체’의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2000년 이후 1년에 메이저 단식 두 차례 우승을 달성한 남자 선수는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 알카라스에 이어 신네르가 5번째가 됐다.특히 자신의 첫 메이저 우승 두 차례를 한 시즌에 달성한 것은 1977년 기예르모 빌라스(아르헨티나) 이후 올해 신네르가 47년 만이다.
신네르는 이번 US오픈을 앞두고 ‘도핑 논란’에 시달렸다.
올해 3월 두 차례 도핑 양성 반응 사실이 나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1월 호주오픈 우승도 ‘약물의 힘을 빌린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아야 했다.
게다가 ‘고의로 약물을 쓴 것이 아니다’라는 해명이 받아들여져 별도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지 않아 ’1위 특혜’라는 논란도 불거졌다.
그러나 신네르는 이번 대회 1회전과 8강에서만 상대에게 한 세트씩 내줬을 뿐 나머지 5경기를 모두 3-0 승리로 장식하며 세계 1위다운 실력으로 도핑 논란을 잠재웠다.
이날 프리츠를 상대로도 1, 2세트를 선취한 뒤 3세트에서는 게임 스코어 4-5로 뒤진 상황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맞이하는 위기가 있었지만 연달아 3게임을 따내 불과 2시간 16분 만에 우승을 확정했다.
2009년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앤디 로딕 이후 15년 만에 미국 선수로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 진출한 프리츠는 3세트 5-4로 앞선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 2개를 연달아 놓친 장면이 아쉬웠다.
미국 선수의 최근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은 2003년 US오픈의 로딕이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