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책임있는 AI 시대, 시간의 창 닫히기 전에 규범 개발해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2023 회계연도 외교부소관 세입세출결산 및 예비비 사용에 대한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9일 “인공지능(AI) 시대를 시작하는 지금, 단합된 자세로 이 시대에 적합한 규범을 개발해나가야 한다”며 “이는 시간의 창이 닫히기 전에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책임있는 AI, 더 안전한 내일’을 주제로 열린 2024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REAIM) 고위급 회의 개회사에서 “75년 전 국제사회는 제네바협약을 채택해 공동의 목적으로 연합했을 때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줬지만, 이 결정적인 문서들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세계대전 이후에 탄생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장관은 “오늘날 군사 AI는 군사작전의 역학을 바꾸고 전략가, 야전사령관, 장병의 역할을 시작했다”며 “역할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지정학적 상황이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최근 몇 년 동안 규칙기반의 국제질서를 위협하는 심각한 공격행위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기술적, 지정학적 측면에서 심각한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에서 책임있는 AI를 위한 규범과 거버넌스의 정립이 중요해졌다”며 “이를 통해 국제평화와 안보를 보장하고 인류의 존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장관은 이번 2024 REAIM 고위급회의의 아젠다로 평가와 적용, 거버넌스 정립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조 장관은 “AI가 국제평화 및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 균형 있는 이해를 제고해야 한다”며 “이런 이해가 있을 때 군사분야의 AI 사용으로 인한 끔찍한 결과들을 방지할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책임있는 AI에 대한 의미, 핵심 원칙을 분석해 구체적인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그 예로 국제법률을 준수하고 보장하기 위한 법적 검토, 자율무기가 적절한 인간의 감독 없이 생사를 결정 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메커니즘, AI 오용에 대한 안전조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에 따라 민첩한 거버넌스 체계가 요구된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들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고, 포괄적인 다자적 접근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우리는 기로에 서 있고, 오늘 우리의 선택이 향후 미래세대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더 안전한 내일을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AIM 고위급회의는 AI의 군사적 이용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관련 국제규범 형성 과정에 기여하고자 출범, 정부와 산업계, 학계, 국제기구 등 다중 이해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는 1.5트랙 국제 다자회의체다.

이번 2024 REAIM 고위급회의는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케냐, 영국이 공동주최국으로 참여하고 34개국 외교·국방 장·차관급 인사 등 90여개국 정부대표단이 참석한다. 국내외 국제기구, 학계, 산업계, 시민사회, 청년 등 약 2000명이 참여한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고위급회의)' 회의장 앞에 KF-21 모형이 전시돼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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