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돌다 죽어도 감흥 없다” 의대생 커뮤 막말…2살 아이는 ‘뇌손상’

두 살배기 여자아이가 열과 경련으로 위급한 상황에서 응급실 11곳으로부터 진료를 거부당해 결국 의식불명에 빠졌다. 사진=KBS 방송화면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전공의의 의료현장 이탈로 응급실에 의사가 없어 환자들의 생사가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고열에 시달리던 2살 아기는 응급실 11곳에 거부당하고 결국 의식불명에 빠졌다.

의대생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국민의 고통이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그들은 국민의 죽음은 감흥조차 없다는 막말까지 나왔다. 죽음 앞에 서야 의사들을 존경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을 '개돼지'라 칭하고 있다.

1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젊은 의사 중심의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최근 '응급실 뺑뺑이' 등의 의료공백 사태를 두고 입에 담기 어려운 발언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메디스태프는 의사·의대생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로, 의대 학생증이나 의사 면허 번호를 인증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다.

한 게시자는 최근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음"이라며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임"이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게시자는 "(개돼지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로 온몸이 마비되고, 의사에게 진료받지 못해서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여럿 쌓이고 쌓여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며 "그러면 치료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일단 진료받을 수 있다는 점에 안도와 감사를 느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인들 죽는 거 볼 때마다 기분이 좋다"며 "뉴스에 나올 때마다 진심으로 행복하다"는 글도 있었다. 또 다른 게시자는 "견민 개돼지들(국민에 대한 멸칭) 더 죽이면 이득"이라며 의대생을 향해 "나중에 의사가 되더라도 무조건 사회의 (복리)후생을 조져버리는 방향으로 행동하라. 그게 복수다"라고 했다.

‘응급실 뺑뺑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등장했다. 사진은 대구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앞에 119구급차가 대기 중인 가운데 의료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

이런 글들이 게재된 사실이 확인되자 보건복지부는 관련 증거를 확보한 후 글 게시자들을 대상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앞서 응급실에 일하는 전공의 등의 개인정보를 담은 '블랙리스트'가 돌기도 했다. 응급실을 지키는 의사들에 대해 “불륜이 의심”, “통통하고 정돈되지 않은 머리”, “모자란 행동”, “싸이코 성향” 이라고 모욕까지 서슴지 않았다.

경찰은 블랙리스트 유포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