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모리 다카히로 일본제철 부회장이 US스틸 인수와 관련해 11일(현지시간) 이 안건을 심의 중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관계자와 미국 워싱턴DC에서 면담했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에 따르면 일본제철에서 US스틸 인수 업무를 담당하는 모리 부회장은 이 면담에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미국 안보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해명하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 부회장은 아울러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미국 재무부 간부도 만났다.
이와 관련해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협의는 정세를 파악하고 사태를 타개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일본제철은 임기응변으로 대처하면서 인수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제철은 CFIUS 측에 US스틸 인수 승인을 지속해서 요구할 방침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일단 인수 신청을 철회했다가 11월 미국 대선 이후 재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가 전했다. 신문은 “철회와 재신청에는 CFIUS 승인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CFIUS로부터 회답이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미국 산업화 상징으로 꼽혀 온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제철과 US스틸은 같은 달 CFIUS 심의를 요청했으며, 백악관은 당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하기 전 이번 거래가 국가 안보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물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인수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노동계도 반발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일본제철에 보낸 서한에서 US스틸 매각은 미국 철강 업계에 해를 미침으로써 국가 안보에 위험을 가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저지할 것이라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본 경제 단체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에게 전날 서한을 보내 “미국 정부의 외국 투자 심사에 대한 정치적 압력에 우려를 표한다”며 “정치적 간섭이 심해지면 미국에 대한 투자 환경이 크게 저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