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특위 연금개혁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진·신현주 기자] 국민의힘과 정부가 연금 구조개혁을 위한 국회 상설특별위원회 구성을 재차 촉구했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주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연금 구조개혁 정책간담회를 열고 이달 초 발표된 정부안에 대한 후속 논의에 돌입했다. 간담회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 정부 측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윤상 기획재정부 2차관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회에서 이뤄질 연금개혁 후속 논의가 상설특위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당정이 추진하려는 연금 구조개혁이 국민연금 외에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복지부 뿐만 아니라 유관부처 전체가 논의에 참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박수영 특위 위원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오늘 내린 결론은 연금개혁이 복지부가 맡은 국민연금만으로 되는 게 아니고 노동부, 금융위, 기재부가 다 관련된 다층연금이란 것”이라며 “국회가 특위를 만들어서 관련 부처 장관을 전부 포함한 정부 전체의 통합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연금문제를 제대로 천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사회수석을 지낸 안상훈 특위 위원은 “국민연금은 재정적 지속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이것은 보험료 인상”이라며 “실질 소득대체율 상향조정은 퇴직금을 연금화해서 두텁게 가져가는 게 맞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위 소위에서 논의할 게 아니라 여러 부처가 함께 국회 연금특위를 조속히 만들어 이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 부처 수장들도 정부안에 담겼던 구조개혁 청사진을 언급하며 힘을 실었다. 김문수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연금개혁이라고 하면 전부 국민연금만 생각하는데 퇴직연금, 퇴직금 부분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퇴직금을 퇴직연금으로 전환해 노후에 노동자들이 연금으로부터 혜택을 받는 제도로 개혁을 꼭 해야겠다”고 말했다.
김병환 위원장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중요한 건 지금 낮은 수익률을 어떻게 올려볼 것이냐 하는 문제 같다”며 “금융위에서도 서로 수익률을 공시해서 비교할 수 있게 하거나, 로보 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고도화된 금융상품을 만들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 정책을 만들고 금융회사들과 함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체불임금 해소 등을 위해 단계적으로 전 사업장에 퇴직연금을 의무화하는 방안, 개인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 수익률 공시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은 앞서 정부안에 담겼던 내용이다.
박 위원장은 퇴직연금 의무화에 부정적인 노동계를 설득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은행에서 융자를 해준다든가 (대체할)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연금특위를 구성해야 찾을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노인층은 절반이 국민연금에 가입이 안됐고, 가입된 사람도 임금이 작아서 조금만 받는다”며 “국민연금 모수를, 즉 소득대체율을 올려서 노인 빈곤을 해소하겠다는 야당의 말은 전혀 맞지 않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앞서 ‘정부의 구조개혁안이 미흡하다’며 특위 출범에 부정적인 야당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주무부처인 복지부를 중심으로 국회 복지위에서 국민연금 모수개혁을 중점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민주당 14명, 국민의힘 8명, 조국혁신당 1명, 개혁신당 1명으로 야권이 압도적 수적 우위를 가진 복지위 구성이 있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 연금특위가 신설되면 여소야대 국회에서 ‘여야 동수’ 구성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