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성의원들 ‘尹탄핵준비’ 제안에…당내서도 “성급하다” 비판 [이런정치]

윤석열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 일부 강성 의원들이 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탄핵준비 의원연대(탄핵연대)’를 꾸리고 국회 차원 탄핵 논의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당내에서는 “지나치게 급진적이고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원내 1당으로 국회 운영의 책임이 큰 민주당 의원들이 탄핵 띄우기에 공식적으로 나서는 것은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탄핵연대는 12명의 현역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그룹이다. 이 모임은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만들어졌지만, 민주당 의원 9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탄핵의 키를 쥔 민주당이 주도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소속은 강득구·김정호·김준혁·문정복·민형배·박수현·복기왕·부승찬·양문석 의원으로 이중 다수가 당내 강성으로 평가 받는 인사들이다. 혁신당에서는 황운하 원내대표가, 사회민주당에서는 한창민 당 대표가 참여한다.

일부 의원들의 탄핵 준비 제안에 민주당 내에선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간 원내 1당인 민주당 다수 의원들과 지도부는 탄핵 언급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소수당인 혁신당과 진보당 등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등 탄핵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온 바 있다. 혁신당의 경우 당내 기구인 탄핵추진위원회까지 구성해 매주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행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국민들 사이에서 탄핵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맞지만, 국회에서 책임이 가장 큰 민주당이 지금 나설 일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총선때부터 탄핵을 외친 혁신당은 민주당보다 운신의 폭이 크고 부담이 적다”며 “우리는 싸울 때 싸우더라도 급진적인 모습보다는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지방선거와 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 교체를 위한 과제는 외연확장”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탄핵은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의 의사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사안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를 위해서는 150명,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200명의 국회의원 동의가 필요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구체적인 내용 없이 탄핵을 준비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탄핵을 해야할 때 야권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벌써부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탄핵연대는 전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민주당 의원들의 참여를 설득해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형배 의원은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는 150명 필요한데, 야당은 이미 192명이나 된다”며 “그래서 발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작업을 민주당에서 확대하고, 탄핵안 통과에 필요한 200명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