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유가 하락에 수입물가 큰 폭 안정 ‘-3.5%’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2개월 연속 올랐던 수출입 물가가 하락 전환했다. 특히 수입물가는 3.5%나 떨어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달러 가치가 약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제유가 하락도 수입물가 안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8월 수입물가(원화기준)는 전월대비 3.5% 하락했다. 수입물가지수는 올해 6월부터 7월까지 2개월 연속 올랐으나, 지난달 내림세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이 컸다. 원·달러 평균환율은 7월 1383.38원에서 8월 1354.15원으로 전월대비 2.1% 떨어졌다. 미국 기준금리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선 것이다. 원화 가치는 이에 크게 뛰면서 전반적인 수입품 가격이 낮아졌다.

국제유가 하락세도 영향을 미쳤다. 두바이유가는 7월 배럴당 월평균 83.83달러에서 8월 77.60달러로 전월대비 7.4% 감소했다.

특히 국제유가는 수출물가보다 수입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물가와 수입물가는 공통적으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의 영향을 받았지만, 수입물가가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며 “국제유가 측면이 수입물가에서 원유 등 광산품에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재료 수입물가가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6.9% 떨어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중간재는 석탄및석유제품, 1차금속제품 등이 내리며 전월대비 2.3% 하락했고, 자본재 및 소비재는 각각 0.7% 및 0.9% 떨어졌다.

수출물가(원화기준)도 전월대비 2.6% 하락했다.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6월(0.8%), 7월(0.8%) 2개월 연속 상승한 뒤 지난달 내림세로 전환했다. 이 또한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공산품이 석탄및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2.6% 떨어졌다. 농림수산품도 0.8% 하락했다.

앞으로 수출입 물가 상황도 대체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9월에도 국제유가가 튀고 있지 않고, 원·달러 환율도 낮아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문희 팀장은 “수출입 물가는 원·달러 환율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데, 9월 초까지 국제유가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환율도 떨어지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많아서 지켜봐야 겠지만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크게 물가 상승을 일으킬 요인은 현재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8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1% 상승했다. 석탄및석유제품,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수출금액지수는 8.3% 뛰었다. 수입물량지수는 광산품, 1차금속제품 등이 증가해 2.7% 상승했다. 수입금액지수는 5.4% 올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월 수출가격(시차적용 3.1%)이 수입가격(2.5%)보다 더 크게 올라 0.5% 상승했다. 14개월 연속 올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량지수(5.1%)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0.5%)가 모두 상승해 5.6% 올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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