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가 가자지구에 운영하는 학교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손상된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EPA]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스라엘 군 정보기관인 8200부대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대응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요시 사리엘 8200부대 사령관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 전 관련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으로 가자전쟁이 발발한 이후 8200부대의 정보전 실패에 대한 집중적인 조사를 벌여왔으며, 사리엘 사령관은 지난 10일 초기 조사가 마무리된 뒤 상부에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4페이지 분량의 서한에서 “부하들과 지휘관, 국민의 기대에 따른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며 “8200부대의 정보작전 실패 책임은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고 했다.
이어 초기 조사 결과 정보장교들이 하마스의 공격 계획과 준비 작업 등에 대한 자세한 보고서를 작성해 회람했지만, 하마스의 의도에 대한 정보당국과 군의 기본적인 가정을 뒤집지 못했고, 공격 날짜와 같은 중요한 정보도 제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리엘 사령관은 그러면서 이스라엘 안보와 정치체제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실패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 모두 점들을 연결해 큰 그림을 보는 데 실패했고 위협에 직면할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했다.
8200부대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공세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사리엘 사령관은 과거 인공지능(AI)이 군사작전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저서를 필명으로 집필했는데, 여기서 언급된 AI 기반의 시스템 등이 가자 전쟁에서도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이 책이 사리엘 사령관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구글 계정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흔적을 남겼고, 이전까지 엄격히 보호돼왔던 8200부대 수장의 신원이 온라인에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고도 지적했다.
가디언은 지난 4월 이런 보안상 허점을 폭로했고, 사리엘 사령관은 자국 언론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