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가 12일 오후 경북도청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준표 대구시장의 TK신공항건설 플랜B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경북도 제공]

[헤럴드경제(안동)=김병진 기자]이철우 경북지사는 12일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의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플랜B' 발언에 대해 "불가능한 일"이라고 일축, 사실상 대구시장과 경북지사가 정면 충돌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홍준표 대구시장이 추석을 앞두고 신공항 위치를 군위로 하겠다거나 통합과 관련해 도를 없애고 시군의 권한을 줄인다는 등 계속해서 시도민들을 자극하고 마음 편히 명절도 보내지 못하게 하니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고 입을 열었다.

따라서 "신공항특별법에 군위군 소보면의성군 비안면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못박았고 그 조건으로 모든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플랜B로 군위 우보로 공항이 가려면 법을 바꿔야 하고 누구도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통합 신공항은 대구 경북 시도민이 함께 피땀 흘려가며 만들어 결과물"이라며 "홍준표 시장 한 사람이 마음대로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 신공항 건설 추진 과정에 애로가 있다 해서 협력해야 할 상대방을 겁박 비난하거나 책임을 전가하고 본질과 다른 문제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홍 시장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장이 마치 의성군 때문에 신공항이 추진되지 않는 것처럼 비난하고 경북도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여론전을 펼치는 것은 대구시가 추진 중인 신공항 건설 사업을 위한 SPC 구성에 차질을 빚자 그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비난했다.

이 지사는 "아직까지 건설업자를 못 구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작년 말까지 구해야 되는데 올 6월까지도 못 하고 있다. 공항 건설의 핵심 문제를 사업자인 대구시장이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국토부와 의성군의 문제인 화물 터미널로 시선을 돌리고자 남 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는 SPC가 구성되지 않는다"며 "공항 신도시 건설, 철도와 국도 등 광역교통망 건설 등 공항 관련 사업을 묶어 SPC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자"고 대구시에 제안했다.

특히 대구경북행정통합과 관련해서 이 지사는"행정통합은 후손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잠시 왔다가 가는 사람이 자기 생각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시장과 도지사는 손을 떼고 전문가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지사는 "홍준표 시장이 그동안 각종 돌출발언, 어떤 이야기를 해도 신공항이라든지, 행정통합을 성사하기 위해 국민이 볼 때 진흙탕 싸움으로 비칠까 봐 정말 참았다"며 그 동안의 숨겨왔던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런데 "어제 느닷없이 플랜B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게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홍 시장은 전날 오후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성군이 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를 항공기가 군활주로와 군 시설을 가로지르고 계곡 위 250m 교량을 지난 지점에 해야 한다"며 "이에 필요한 비용만 4500억원이고 이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다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만큼 올해 연말까지 플랜B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의성군도 즉각 대구경북신공항 이전 관련 입장을 냈다.

의성군은 입장문을 통해 "일방적인 군위 우보 대상지 변경은 어불성설"이라며 "경북도와 의성군은 화물터미널 입지와 관련해 권한과 책임을 가진 국방부와 협의 중"이라고 했다.

이어 "대구경북신공항 조기추진을 위해 관계기관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의성군은 앞으로 군민의 뜻을 담아 언제든 국방부·국토부·대구시·경북도·군위군과 상호 협력해 대구경북신공항 조기 건설과 공동합의문 이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대해 홍 시장은 또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프랑스 마크롱 정부가 50년 신공항 프로젝트를 극렬 환경단체 50여명과 인근주민 150~250 여명으로 구성된 떼법 단체들의 공항예정부지 점거 시위로 항복 선언하고 프랑스 50년 신공항 프로젝트를 포기 했다는 언론 기사를 본적 있다"고 전제한 뒤 "작금의 의성군 행태를 보면 터미널 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되더라도 공항 예정부지 토지수용 때 보상가를 두고 또 집단 떼쓰기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의성군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