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살인마 신상은 왜 숨겨주냐”…오락가락 신상공개에 원성 폭발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이웃 주민에게 일본도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백모(37)씨[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파트 이웃 주민을 폭행해 살해한 최성우(28)의 신상이 공개된 가운데, '일본도 살인사건'의 피의자 신상을 비공개 결정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 사건이 매우 유사함에도 정반대의 결정이 난 것에 대해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북부지검은 12일 살인 혐의를 받는 최성우를 구속기소하며 그의 신상을 공개했다.

최성우는 지난달 20일 서울 중랑구의 한 아파트 흡연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70대 이웃 주민의 얼굴과 머리 등을 수십차례 때리고 조경석에 머리를 내리찍는 등 피해자의 급소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성우의 신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일본도 살인마 신상도 공개하라"는 의견이 가장 크게 대두했다. 두 사건이 매우 유사함에도 정반대의 결정이 났기 때문이다.

일본도 살인사건은 지난 7월29일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주민 백모(37) 씨가 담배를 피우러 나온 같은 아파트 주민 김모(43) 씨를 일본도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다. 백 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미행하고 감시하는 중국 스파이라고 생각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백 씨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으로 넘어간 현재까지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이나 검찰이 정확한 이유를 공개한 바는 없지만, 백 씨가 정신질환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피해자 가족의 2차 가해 방지' 등의 이유가 피해자 가족 등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중랑구 살인사건 최성우[서울북부지검 제공]

그러나 최성우 역시 피해자가 자신과 어머니에게 위해를 가한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음에도 신상공개가 된 것과 비교하면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자 가족의 2차 가해 방지' 역시 최성우도 같은 문제가 있음에도 공개됐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일본도 살인사건은 가해자의 부친이 뉴스 댓글을 통해 아들의 범행을 '공익활동이다', '피해자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주장하며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일본도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은 지난 9일 백 씨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검찰에 또 다시 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르면, 피의자가 재판에 넘겨진 뒤에도 특정중대범죄로 판단될 경우 검사의 청구를 통해 신상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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