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 최근 들어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는 여러 교통사고가 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그 여부를 판단해줄 명확한 자료가 없다.
이런 가운데 한국교통안전공단(TS)은 서울 내 14개 택시운수회사 155대 차량에 페달 블랙박스를 시범 장착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7월 발생한 시청역 사고 이후 사회적 이슈가 된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페달 오인 사고를 분석하기 위해서다. 페달쪽을 찍은 페달블랙박스를 보면 운전자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중 어떤 것을 밟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급발진 주장 사고 차량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 일부. 당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 자료]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급발진 의심 사고 분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올 6월까지 접수된 총 364건의 급발진 의심 신고 가운데 차량이 완전 파손돼 분석이 불가능했던 경우(43건)를 제외한 나머지 사고(321건)는 모두 운전자의 페달 오조작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작년 11월 발생한 급발진 주장 사고 차량의 페달 블랙박스 영상 일부. 당시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 자료] |
공단은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 방안 중 하나로 페달 블랙박스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실제 장착 필요성을 검증하기 위해 시범 사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장착 대상은 서울 관내 사고율이 높은 택시 운수회사로 선정했다. 올해 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운수회사 안전 업(UP) 성과 공유 프로젝트'와 연계해 추진한다.
장착된 페달 블랙박스는 야간 촬영, 음성 녹음이 가능하며 운전자의 페달부 조작 및 차량 운행 상황 전반을 녹화한다.
공단은 이번 시범 사업을 통해 운전자의 페달 오인 행동 패턴을 분석하는 등 사고 예방 방안을 마련하고,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즉각적인 영상 제공을 통해 사고 입증을 지원할 예정이다.
권용복 공단 이사장은 "국민들이 안전한 자동차 운행 환경을 만들기 위해 급발진 의심 사고의 명확한 원인 규명 등 자동차 제작사 및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