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모청’ 미끼로 100억대 사기…베트남 숨었던 총책 붙잡혀

베트남에 거점을 두고 국내로 허위 문자를 발송해 스미싱 사기 행각을 벌인 총책 등 핵심 조직원들이 지난 14일 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문자 메시지로 가짜 모바일 청첩장을 뿌려 수백명을 낚고 100억원을 가로챈 사기조직 수뇌부들이 베트남 호치민에서 붙잡혔다. 한국-베트남 경찰은 1년 간 공동작전을 펼친 끝에 ‘모바일 스미싱’을 설계하고 주도한 핵심 조직원 7명을 잡아 들였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현지에서 붙잡은 7명 가운데 총책을 비롯한 3명이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강제송환됐다.

이들은 베트남 현지에 사무실을 차리고 국내외 조직원들을 지휘하며 사기행각을 벌였다. 그럴싸하게 만든 ‘청첩장’, ‘부고장’, ‘택배 문자’, ‘자녀사칭 문자’ 등이 미끼였다. 이런 문자 속 링크(인터넷주소·URL)를 연 피해자들의 휴대전화에는 악성 어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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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싱(Smishing)
문자메시지(SMS)와 피싱(Phishing)의 합성어로 SMS를 활용한 피싱 사기 유형이다. ① ‘택배 배송 안내’, ‘돌잔치 초대장’, ‘모바일 청첩장’ 등으로 포장된 가짜 문자메시지가 발송되고 내용 중 인터넷주소 클릭하면 ② 악성코드(어플리케이션)가 피해자 스마트폰에 설치된다. ③ 사기조직은 스마트폰을 통제하며 피해자 몰래 소액결제를 하거나 개인·금융정보 탈취해 피해를 입힌다.

조직원들은 이렇게 잠식한 휴대전화로 몰래 소액결제를 하거나 개인·신용정보를 빼내 피해자의 대출이나 예금을 해지해 돈을 빼갔다. 경찰이 파악한 피해자는 230명, 피해 금액은 100억원에 달한다.

경상북도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7월 이들의 범행으로 비롯된 피해 신고를 처음 접수했다. 수사팀은 범행에 연루된 가상계좌·법인계좌 등 약 70개 계좌에 찍힌 거래 기록 30만 건을 분석해 국내 조직원인 베트남인 2명을 검거(1명 구속)했다. 이들을 조사하며 총책을 비롯한 핵심 조직원 8명이 베트남 현지에 거점을 두고 있단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지난해 9월부터 베트남 공안 등 사법당국과 공조를 시작했다. 각종 단서를 베트남과 인접국 경찰과 공유하며 수사망을 좁혀 나갔고 올 8월까지 조직원 5명(2명은 자수)을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

이후 총책을 비롯한 수뇌부의 호치민 은신처까지 특정했다. 우리 경찰 주재관과 베트남 공안이 공조해 지난 4일 총책까지 추가로 붙잡았다. 그간 국내외 수사를 통해 경찰이 수갑을 채운 피의자는 총 86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총책과 자금 세탁책 등 핵심 조직원을 국내로 송환함으로써 해외 거점 사기 조직을 사실상 일망타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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