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연합]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 문제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감사 결과가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면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에게 사실상 퇴진을 요구했다.
유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 회장이) 지금 4연임을 하려는 거다. 원래는 거기(대한축구협회)도 (회장을) 두 번만 하게 돼 있는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허락을 해 3연임을 했다"며 "4연임을 하는 것도 그 과정을 다시 거쳐야 되는데, 요즘 국민 여론을 들어보면 오히려 (정 회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명예롭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축구협회 회장 임기는 4년이나,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다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연임 횟수 제한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유 장관은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점이 포착됐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언론에 그동안 관계된 분들이 얘기한 것처럼 얼추 그런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문체부 감사에 축구협회가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서는 "지금은 그렇게까지 비협조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감사도 잘 진행되고 있고, 9월 말에는 그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체부 입장에서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분명히 지적할 것"이라며 "축구협회가 그걸 받아들이고 감독을 새로 선임하든 아니면 다시 (정상) 절차를 밟아 홍 감독으로 유지를 하든 그건 본인들이 결정을 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에르베 르나르 등 저명한 해외 감독들이 (대표팀 감독) 지원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축구협회가 이를 무시한 채 더 많은 연봉을 주며 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한 에이전트가 SNS를 통해 폭로한 데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축구협회 노조도 지난 12일 성명서를 내고 "축구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 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좇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고 지적하면서 정 회장의 연임에 반대했다.
노조는 "지난해 3월28일 '승부조작·비리축구인 사면 파동' 이후 클린스만 선임 및 경질, 100억원 위약금 논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절차 등 축구 팬들의 공분을 사는 일련의 사태가 결국 정몽규 회장 퇴진을 외치는 이유가 됐다"며 "연속적 헛발질은 한국 축구의 참사"라고 비판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 등과 관련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4일 현안질의에 홍 감독과 정 회장,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 등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