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에 여전채 금리도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지만, 저신용자 카드론 문턱은 이를 반영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혜현 기자 |
미국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금리 하락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서민 급전창구인 카드론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드론 규모가 41조원을 넘어서는 등 매달 역대 최대 수준을 경신하면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본격적인 카드론 한도 조절에 나섰기 때문이다. 저신용자의 상환 능력에 따른 연체 위험도도 높아지면서 카드론 금리 또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전 영업일인 지난 13일 기준 여전채(금융채 Ⅱ, AA+, 3년물) 금리는 3.278%로, 지난 1월 19일(4.009%)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여전채 금리 하락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영업자금의 대부분을 여전채에 의존하는 카드사들도 자금 조달 부담이 줄어들면서 주력 금융 상품인 카드론 금리도 내려가야 하지만, 저신용자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신용점수 500점대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신한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저신용자 카드론 금리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우리카드로, 지난해 12월 말 18.05%에서 올해 7월 말 19.79%로 1.7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18.72%→19.01%·0.29%포인트),KB국민카드(18.88%→19.03%·0.15%포인트), 현대카드(18.69%→18.85%·0.16%포인트), 롯데카드(18.11%→18.18%·0.07%포인트)도 카드론 금리가 상승했다. BC카드는 아예 취급을 하지 않아 금리 공시가 되지 않았고, 지난해 말 저신용자 카드론을 취급하지 않은 하나카드는 올해 7월 말 저신용자에 15.8% 가장 낮은 금리로 카드론을 내줬다.
이는 저축은행·대부업 대출을 받지 못한 저신용자가 카드론으로 대거 넘어오고, 대출 상환 여력도 떨어지면서 카드사들이 자체적으로 금리를 높여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카드론 잔액은 증가세는 가팔라지고 있다. 급전 창구를 찾는 저신용자에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로 1금융권 대출에서 밀려난 고신용자까지 카드론으로 몰려들면서, 지난달 카드론 잔액은 41조원을 넘어섰다.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하나·우리·롯데·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4%(2조4653억원) 급증했다.
특히 롯데·현대·우리 등 3개 카드사가 카드론을 적극 취급했는데, 같은 기간 이들 3사의 카드론 잔액 증가분은 1조9695억원으로 전체 카드론 증가분의 80%를 차지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전업 카드사 중 자산 규모가 가장 작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카드론 잔액이 21.3%(9157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증가분의 37.1% 수준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이들 3사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리스크 관리 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주요 내용은 카드론 한도를 보수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저신용자 위주로 카드론 한도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세 회사가) 다른 카드사보다 신용점수 대비 더 많은 카드론 한도를 부여해 고객이 몰린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서 차주의 상환 능력이 그 정도라고 볼 수 있더라도 카드론 규모가 계속 늘어나다 보면 언젠가는 연체율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1.63%)보다 0.06% 포인트 오른 1.69%로, 카드사 중 우리카드가 2.41%로 연체율이 가장 높았고 하나카드(2.13%), KB국민카드(2.10%), 롯데카드(1.36%), 신한카드(1.68%), 삼성카드(1.08%) 현대카드(1.07%) 순이었다. 문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