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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메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법정 싸움이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2심에서도 메타가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다른 사업자에 개인정보를 제공했다며 개인정보위의 손을 들어주자, 이에 상고한 것이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메타 플랫폼스 아일랜드 리미티드)는 이날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 13일 서울고등법원은 메타가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처분 취소청구의 소송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 바 있다.
개인정보위는 2020년 페이스북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다른 사업자에 제공하면서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6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했다. 개인정보위 조사에 따르면 2012년 5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약 6년간 페이스북 사용자 중 최소 330만명의 개인정보가 제공됐다.
특히, 페이스북 로그인을 통해 다른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본인 정보와 함께 ‘페이스북 친구’의 개인정보도 동의 없이 다른 사업자에 제공된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사업자에 제공된 개인정보 항목은 학력·경력, 출신지, 가족 및 결혼·연애 상태, 관심사 등이 포함됐다.
또한, 메타가 조사 과정에서 거짓으로 자료를 제출하거나 불완전한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를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다. 메타는 다른 사업자에 동의 없는 개인정보 제공을 중단한 시점과 관련 증빙자료를 거짓으로 제출했다가, 위원회가 반증을 제시하자 조사 착수 20개월 만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더불어 다른 사업자에 제공된 페이스북 친구 수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메타는 이용자의 자발적인 선택으로 정보가 이전된 것이지 페이스북이 이 정보를 넘기도록 유도한 게 아닐뿐더러, 과징금 액수가 과도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개인정보) 동의에 필요한 법적 고지사항을 (이용자가) 전혀 알 수 없고, 이를 예상할 수도 없으므로 동의했다고 볼 수 없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징금 액수에 대해서도 자료 제출 거부 행위가 인정돼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메타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