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재도전 케이뱅크, MBK 투자금 회수 성공할까 [투자360]

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케이뱅크 본사 건물 전경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국내 증시의 문을 다시금 두드리면서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 등 재무적투자자(FI)에 투자금 회수 기회가 열렸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 등 케이뱅크 투자사들은 구주매출에 나선다. 내달 초 진행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희망범위 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된다면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은 각각 1477억원 상당을 회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0월 말 상장을 목표로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케이뱅크는 2022년 이후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선다. 케이뱅크는 주가수익비율(PBR) 배수로 2.56배를 산정했는데, 이는 비교기업 카카오뱅크(PBR 1.62배), 일본 SBI스미신넷뱅크(2.96배), 미국 뱅코프뱅크를 자회사로 보유한 뱅코프(3.11배) PBR 배수 및 올해 상반기 자본총계가 반영된 수치다.

이를 감안한 케이뱅크 희망 기업가치는 최대 5조원 상당이다. 주당 평가가액은 1만2912원으로 산출했으며, 평가액 대비 할인율은 7.06%~26.42%으로 적용해 공모가 밴드를 9500원~1만2000원으로 설정했다. 앞선 상장시도 당시 희망했던 몸값 8조원대보다는 감소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MBK파트너스 등 FI로부터 1조2000억원 상당 투자금을 유치했다. 앞서 2023년 IPO를 목표로 외국계 PE 베인캐피탈(투자금 약 2000억원)뿐만 아니라, 국내 PEF MBK파트너스(약 2000억원), JS프라이빗에쿼티(PE)·신한대체투자운용(약 1000억원), 토닉프라이빗에쿼티(PE)·MC파트너스(약 1000억원) 등이 신규 투자자로 합류했다.

당시 케이뱅크는 IPO 무산시 최대주주인 비씨카드가 콜옵션을 행사해 FI 지분을 사주는 드래그-콜 조항으로 인해 당초 목표금액 약 6000억보다 약 두 배 증액된 금액을 모을 수 있었다. 다만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IPO 기한이 도리어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2년 전 케이뱅크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도 증시 침체 및 투자심리 위축 우려 등으로 인해 상장 작업을 철회했던 바 있다.

절치부심한 케이뱅크는 올해 재도전에 나섰다. 이번 밸류에이션 적용 설득논리로 케이뱅크가 제시한 키워드는 BaaS(서비스형은행·Banking as a Service)다. 제휴 파트너사에게 은행 기능을 지원하는 서비스형뱅크를 피어그룹으로 삼으면서 디지털 금융 플랫폼 색채를 강조하고자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자본총계 및 순이익 격차가 큰 클로벌 인터넷은행을 비교대상으로 삼으며 PBR 산정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이견이 도마 위에 오르는 모습이다. 케이뱅크의 자본총계는 SBI스미신넷뱅크 및 뱅코프 자본규모의 5분의 1 수준이다. 순이익은 비교기업에 비해 많게는 30배가 차이난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 카카오뱅크(1.62배)보다도 높은 PBR(2.56배)을 산정한 배경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도 기업공개를 마무리한다면 복수의 FI들은 최대 4900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IPO 이후에도 MBK파트너스와 베인캐피탈은 케이뱅크 주식 각각 1846만주를 보유한다. 이 중에서 약 1538만주는 상장일로부터 3개월간 의무 보유하는데, 추후 장내매도 혹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투자금회수(엑시트)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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