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고려아연 제공]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서한을 발송하는 등 내부 결속을 공고히 하고 나섰다. 최 회장의 입장 발표는 대주주인 영풍과 MBK 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나선 이후 처음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고려아연 계열사, 협력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서 “고려아연 주식 약 14%를 매입하기 위한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MBK는 50%에 육박하는 고려아연 주식 의결권을 획득하게 된다”면서 공개매수 저지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최 회장은 “안전과 환경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 아무리 효율이 좋고 돈을 많이 벌어도 우리의 미션은 실패하는 것이다”며 “MBK가 고려아연을 경영하면 이 미션을 성실하고 유능하게 수행할 수 있을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MBK라는 거대자본과의 싸움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저들은 아주 오랫동안 공개매수를 비밀리에 준비한 뒤 아주 교묘한 트릭 등으로 무장하고 추석 연휴 바로 전 금요일에 이 일을 감행했다. 아마도 우리가 대응하지 못하도록 회심의 일격을 가한 것이라 믿고 웃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그들에게 아주 치명적인 실수였다. 추석 연휴가 시작한 금요일 밤부터 대한민국은 멈춰버렸지만 우리의 공장은, 저를 비롯한 고려아연 경영진 전원은, 쉬지않고 일했다. 오히려 온전히 집중해 그들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항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적었다.
최 회장은 “지난 며칠간 밤낮으로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과 격려를 받아 계획을 짜낸 저는 이 싸움에서 우리가 이길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전날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에 대한 취지와 향후 경영구상을 설명했다.
MBK는 최 회장이 주도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거나 고려아연 본업과 무관한 투자 사례로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출자 ▷SM엔터테인먼트 투자 ▷이그니오홀딩스 투자 등을 꼽으며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전문경영진의 경영관리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선진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법규 준수)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BK 측의 주장과 관련해 고려아연은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제기된 의혹에 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고려아연은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출자의 경우 풍부한 여유자금 활용을 통한 투자수익 제고의 일환으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경영판단을 거쳐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블라인드 펀드는 성질상 해당 펀드가 어느 사업에 투자를 집행하는지 LP인 당사가 관여할 수 없는 만큼 본업과 관련이 낮은 기업에 투자가 집행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비판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일정한 시기에 해당 펀드 일부에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결과만으로 당사의 투자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