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광고 캡쳐]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인텔 인수를 최근 타진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안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20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퀄컴의 인수 제안은 인텔이 실적 부진으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나왔다.

인텔은 한때 반도체 업종의 세계적 대표 기업이었다. PC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종의 제왕과 같았다.

하지만 경쟁에 뒤지고 후발주자의 추격을 허용하면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모바일 칩 분야로 보면 암(Arm)이 압도적 우위다.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가 있다.

인텔의 핵심 사업인 CPU 부문 역시 AMD에 추격을 허용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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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외신의 보도는 퀄컴이 인텔에 인수를 제안했다는 내용이지만, 실제 인텔이 이에 응한다고 해도 과정은 쉽지 않다.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고 WSJ도 전했다.

퀄컴이 부족한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텔의 사업 영역의 부분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퀄컴과 인텔은 PC 및 노트북 칩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인텔은 칩을 자체 생산하고 있지만, 퀄컴은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퀄컴은 또 애플의 중요한 공급업체 중 하나다. 스마트폰용 칩을 공급하고 있다.

한편, 인텔은 지난 2분기 실적도 증권가 전망치를 밑돌았으며, 3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엔 10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체 직원의 15%를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에는 파운드리 사업부 분사,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프로그래밍이 가능한 집적회로 반도체) 생산업체 알테라 지분 일부 매각, 유럽 등에서 추진 중인 공장 건설 보류 등의 방안도 발표했다.

퀄컴과 인텔이 거래하게 되면 반독점 문제 등도 걸려 있다. 이미 과거에도 대규모 인수 작업 시 제동이 걸렸던 전력이 있다.

2017년엔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에 나섰다가 미 당국에 의해 실패로 끝났고, 엔비디아는 2021년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 인수를 추진했다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의해 제소 당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선 인수 소식에 한때 인텔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후 상승 폭 대부분을 반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