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체코 플젠 산업단지 내 두산스코다파워 공장에서 페트로 피알라 체코 총리와 함께 터빈 블레이드에 서명한 뒤 밝게 웃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프라하)=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와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에서 "체코 원전 사업의 최적의 파트너는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체코에 새로 짓는 원전은 한국과 체코가 함께 짓는 원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원전 협력을 계기로 한국과 체코는 세계 원전 르네상스 시대의 미래 주역이 될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피알라 총리와 함께 체코 플젠시에 있는 발전용 터빈 원천기술 보유기업 '두산스코다파워'와 원전 기자재 생산기업 '스코다JS'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 연설에서 체코 원전과 관련해 세 가지를 강조했다. 우선 "대한민국 팀 코리아는 50년 이상 원전을 안전하게 건설하고 운영해 왔다"며 "바라카 원전 건설에서 지켜진 ‘온 타임 온 버짓’ 약속은 체코에서도 똑같이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전 건설 뿐만 아니라 운영, 정비, 핵연료, 방폐물 등 원전 생태계의 전 주기에 걸쳐 두 나라가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원전 협력 약속들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한국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계획 중인 원전이 100개가 넘고, 1000조 이상의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많은 나라들이 첨단 산업을 위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탄소중립의 달성, 그리고 에너지안보 문제까지 해결하려면 원전 확대가 1석3조의 해답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피알라 총리 또한 축사를 통해 "원자력 기술은 체코 환경에서 가장 좋은, 가장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생각한다"며 "원자력 발전소 없이는 체코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수원과 체코 정부가 무사히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면, 물론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계약을 하게 되면 체코의 원자력 발전소는 또 1기가 생기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두코바니 원전과 그 이후에 테믈린 원전 건설 이후에도 체코와 한국의 관계는 더욱더 돈독해지며 그 이후에도 협력을 할 기회는 충분히 많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진행된 행사를 마친 후 인근에 있는 스코다JS를 방문해 원전 기자재 생산 현장을 시찰했다.
한편 이곳에서 열린 원전 전주기 협력 협약식을 계기로 원전 설계, 운영, 핵연료, 방폐물 관리 등 원전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부문에서 총 13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양국 정상은 이들 중 5건의 MOU 서명 행사에 임석했다.
체코 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스코다파워는 이날 협약식에서 내년 3월 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 최종계약을 맺으면 체코 신규 원전에 플젠 두산스코다파워에서 생산한 터빈을 사용하기로 확정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서는 양국 산업부 간 원전 건설부터 기술 개발, 인력 양성 등 원전 생태계 전 분야에서 협력하고, 민간의 협력도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내용의 MOU도 체결됐다.
이외에 분야별로는 ▷양국 대학 간 원전 전문인력 양성 협력 ▷R&D 지원기관 간 원전 기술 공동연구 ▷협회 간 터빈 이외의 추가 기자재 공급망 구축 등 원전 생태계를 함께 구축하기 위한 양국 원전기관들 간의 MOU도 체결됐다.
협약식 이후 윤 대통령과 피알라 총리는 터빈에 장착되는 블레이드(회전날개)에 함께 서명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한전원자력원료 사장 등 원전관계자 등을 포함한 2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