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넥슨코리아가 ‘메이플스토리’ 게임 유료아이템 이용자 80만명에게 현금 환급이 가능한 219억원 상당의 넥슨캐시를 지급한다.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한 데 따른 피해 보상 차원이다.
보상액은 지난 2007년 집단 분쟁조정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권고에 따라 같은 피해를 입은 소비자 모두에게 보상하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경기 성남 분당구 넥슨코리아 [뉴시스] |
공정거래위원회·한국소비자원은 지난 9일 이 같은 내용의 집단 분쟁조정이 성립됐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2019년 3월 1일부터 2021년 3월 5일까지 유료아이템인 ‘레드큐브’와 ‘블랙큐브’를 사용한 소비자들까지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대상자들은 오는 23일부터 연말까지 넥슨 홈페이지에서 보상 신청을 하면 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 넥슨이 큐브의 옵션별 출현 확률을 균등하게 설정했다가 2010년 9월부터 선호도가 높은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했다며 과징금 116억여원을 부과했다.
이후 진행된 집단 분쟁조정 절차에서 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집단 분쟁조정에 참여한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구매자 5000여명에게 현금 환급이 가능한 넥슨캐시로 보상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보상액은 레드큐브 사용액의 3.1%와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다.
보상이 결정된 신청인 5675명 중에서 86.6%인 4916명이 조정을 수락해 내달 말 넥슨캐시를 받는다. 1인당 평균 보상금액은 약 20만원이며 피해 최고 보상액은 1067만원이다.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신청자는 넥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조정위원회는 집단 분쟁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에 대해서도 보상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권고했고, 넥슨은 이 역시 수락했다.
이번 사건은 소비자원이 공정위 조치와 연계해 직접 피해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집단 분쟁조정 절차를 진행한 첫 사례다. 공정위 측은 “지난 3월 4일 집단 조정을 신청한 지 5개월 만에 조정안을 마련한 데다 조정 신청자뿐 아니라 80만명에 달하는 모든 이용자에 대한 보상 결정을 내려 집단 분쟁조정 제도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게임 이용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폭넓게 보호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해외 게임사에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앞서 게임 확률형 아이템 확률 정보 공개에 더해 게임 서비스 종료 후 최소 30일 이상 환불 전담 창구를 운영하도록 하는 등 관련 법 개정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