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 계획’을 들고 다음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퇴임 전 우크라이나에 확실한 안전보장 장치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우크라이나가 더 강해지고 독립을 지킬 수 있도록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결국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주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낼 ‘승리 계획’을 제시하고, 유엔 총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2월까지 이행되기를 원하는 승리 계획이 우크라이나를 강화하고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것이라면서, 이 계획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확보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계획이 바이든 대통령이 내년 1월 퇴임하기 전에 실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제시할 승리 계획의 요점 4가지를 언급했다. 이는 ‘추가적인 안보 보장’,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쿠르스크 점령 작전’, ‘특정한 첨단 무기 지원’, ‘우크라이나 경제 공동 개발’ 등으로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방 미사일 사용 제한 완화’와 관련해서는 미국 미사일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것은 승리 계획의 핵심 사안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의 군사시설들을 때릴 수 있도록 서방이 제공한 미사일에 걸려 있는 ‘사용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해왔다
순항미사일 스톰섀도를 제공한 영국은 허용할 의사를 밝혔으나, 육군전술유도탄체계(ATACMS· 에이태큼스)를 지원한 미국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설득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이날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도 “전쟁의 종식은 서방 동맹국들이 필요한 무기를 제공하고 사용 허가를 내주는 ‘결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만날 계획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함께) 시간을 갖는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지는 않겠지만 둘 모두에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월 미국 대선 이후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책이 변화할 수도 있다고 보고,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도 대비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되면 내년 1월 취임 이전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장담해왔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동부 영토를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도 포기하는 조건으로 종전을 압박하는 계획일 것으로 여겨진다.
우크라이나는 오는 11월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6월 스위스가 주관한 1차 평화회의의 후속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 러시아가 참석하길 희망해왔다.
하지만 1차 회의에 불참한 러시아는 이날 후속 절차가 ‘사기’라며 그 어떤 후속 조치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