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삼성전자]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해 들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주력 산업 분야에서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 사건이 15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총 15건으로 이 중 3건은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이었다.
산업기술보호법은 ‘국내외 시장에서 차지하는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에 국가의 안전 보장 및 국민 경제의 발전에 중대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규정해 특별 관리한다.
정부는 30나노 이하급 D램 기술,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포함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조선, 원자력 등 분야의 70여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한다.
올해 해외 유출 사건을 분야별로 보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각각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조선에서 4건, 자동차에서 1건의 유출 사건이 적발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정보기관이 집계하는 통계상으로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14건에 그친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작년에는 23건으로 늘어났다.
2019년 이후 누적 산업기술 해외 유출 건수는 111건으로, 반도체가 43건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 21건, 자동차 10건, 전기전자 9건 등의 순이었다.
정부는 외교적 민감성을 고려해 해외 유출 대상국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유출 대상국은 대부분 한국과 산업 경합도가 날로 높아지는 중국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달에도 삼성전자가 수조원을 투입해 독자 개발한 핵심 공정 기술을 빼돌려 중국에서 반도체 제조업체를 세운 전직 임원이 구속돼 송치된 사례도 있었다.
이재관 의원은 “세계 각국과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산업기술 해외 유출로 인한 피해액이 2020년 이후 약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가핵심기술이 전체 산업기술 유출의 30% 이상을 차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