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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오는 24일 정몽구 대한축구협회 회장,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을 증인으로 불러 홍 감독 선임 과정에 관한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체위원들이 요구한 공통 자료 총 129건 중 절반 이상에 대해 공개가 이뤄지지 않았다.
과반이 “(답변을) 제공하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 “(계약상) 일방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 “개인정보와 비밀유지약정으로 인해 제출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채워졌다.
잘못된 답변도 있었다. ‘역대 축구협회 회장 중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2012년 런던올림픽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당시 조중연 회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참석한 바 있다’고 적어냈지만, 실제로 조 회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 참석을 거부한 바 있다.
김승수 의원은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하자와 불공정 논란, 축구협회의 소극적인 대처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며 “축구협회가 국회 현안 질의를 앞두고 부실한 자료 제출 등 비협조적인 행태는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오만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
앞서 국가대표 사격 선수 출신의 진종오(45)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대한축구협회(KFA)의 조직적 은폐가 시작됐다”면서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진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 등 주요 관계자들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과연 정상인가”라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축구협회가 논란을 일으키고도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축구협회가 창립기념일을 핑계 삼아 금요일(20일)까지 휴가를 즐기며, 24일 열릴 문체위 현안 질의 자료 요청에도 불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19일 KFA가 있는 축구회관은 굳게 잠겨 있고 불도 꺼져 있었다.
이에 진종오 의원은 “국민을 기만하는 자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여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문체위는 오는 24일 오전 10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관한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정해성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홍명보 감독 등이 증인으로 참석한다.
문체위 의원들은 홍 감독 선임 과정이 공정했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정 회장의 4번째 연임 도전 여부,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600억원대 마이너스 통장을 문체부 승인 없이 개설한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