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야근’ 포괄임금 불법 의심사업장 1년 반 동안 435건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공짜 야근’ 포괄임금 불법 의심사업장이 1년 반 동안 435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2월부터 고용부가 운영 중인 포괄임금 불법행위 관련 익명신고센터에 신고된 접수건 중 절반이 넘는 수치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포괄임금·고정 오티(OT) 오남용 익명신고센터 접수 및 처리현황’자료를 보면, 지난 1년 반 동안 모두 852건이 신고됐고, 이 중 51%인 435건이 고용부의 신고내용 확인을 거쳐 의심사업장으로 분류됐다.

포괄임금·고정 오티(OT) 오남용은 근로계약을 맺을 때 기본급 금액+약정된 연장근로수당 금액(고정 OT: Over Time)을 정해 매월 정액지급하면서 실제로는 야간근로, 휴일근로 등을 통해 더 많은 시간을 일하게 하고도 넘치는 근로시간만큼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불법행위 관행을 말한다.

작년 2월 직장인 A씨는 “(하루)10시간30분을 근무하고 있으나 9시간에 대한 급여밖에 받지 못합니다”고 신고했고, 해당 사업장은 의심사업장으로 분류됐다. 같은 달 B씨는 “월 20시간의 OT를 설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야근이 발생하면 시간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음”이라고 신고했고 역시 의심사업장 관리대상으로 선별됐다.

이어 올해 7월에도 야근강요, 야근수당 미지급 등의 신고가 포괄임금 오남용 의심 건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고용부는 5월까지의 포괄임금 오남용 신고센터 제보 등 의심사업장 103개소를 대상으로 근로 감독을 실시해 이 중 64개 사업장 6904명에 대한 수당 미지급금 26억3000만원을 적발해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의심사업장의 62%가 실제 불법으로 확인된 것이다.

현재 의심사업장으로 분류된 곳 중 작년에 처분을 받은 64개 사업장을 뺀 371개 사업장중 62%인 237곳이 포괄임금 오남용 사업장으로 확인된다면, 작년 적발된 사업장 수와 피해 금액, 근로자 수 기준으로 추산할 때 피해자는 2만5500명, 피해금액은 97억원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올해에도 의심사업장에 대해 기획감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획감독을 통해 포괄임금 오남용으로 확인되면 처벌이나 미지급 수당의 지급 등 시정 조치를 하게 되는데, 작년 기획감독 당시 고용노동부는 시정지시 679건, 과태료 11개소, 즉시 범죄인지(조사후 조치사항 판단) 6개소 등으로 조치한 바 있다. 근로기준법상(제56조, 제109조)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미지급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데 대부분 시정지시로 끝낸 것이어서 솜방망이 감독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강득구 의원은 “정부가 포괄임금 관련 불법행위 근절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대책은 신고센터 운영하며 밀린 수당을 지급하라고 지시하는 정도의 조치에 머물고 있다”며 “위법한 사업장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포괄임금 방식의 임금 체불이 범죄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근로시간 기록제 등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용부가 2020년 10월 펴낸 ‘포괄임금제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10인 이상 사업장 252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포괄임금제를 운영하는 사업장이 37.7%로 나타났고, 사무관리직 근로자의 79.6%가 포괄임금 적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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