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억원’ 신의직장 은행권 채용 돌입…합격 ‘바늘구멍’ 더 좁아져[머니페스타]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면접자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평균 연봉 1억원을 넘어서는 높은 임금 수준으로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는 은행권 채용 시기가 도래하며, 취업 준비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채용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훈·IT 등 특별 채용 인원이 늘어나며 통상 ‘은행원’으로 불리는 일반직군의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총 200명 규모의 하반기 신규·경력 채용을 시작했다. 국민은행은 ▷유니버셜 뱅커(UB) ▷정보통신기술(ICT) ▷전역 장교 특별채용 ▷특성화고 특별채용 ▷보훈 특별채용 등 5개 부문에서 신규 직원 160명을 뽑는다. 경력 직원도 4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서울 주요 시중은행 영업점.[연합]

국민은행은 상반기 총 100명을 뽑아, 올해 총 300명을 채용한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국민은행은 지난 2023년 상반기 250명, 하반기 170명을 채용해 총 420명의 신입 직원을 들였다.

신한은행도 이달 초부터 총 130명 규모의 하반기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일반직 신입행원 공개채용과 함께 디지털·정보통신기술(ICT) 수시채용, 사회적 가치 특별 채용 등 부문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에도 총 10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한 바 있다. 올해 총 230명 규모의 직원을 뽑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250명, 하반기 250명 등 총 50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동일하게 500명을 채용했던 우리은행의 경우도 올해 390명 채용에 그쳐, 채용 인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채용 인원도 460명에서 250명으로 줄었다.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에서 면접자들이 대기하고 있다.[연합]

지난해 은행권이 고금리를 틈타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뒀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각 은행들은 채용 확대를 필두로 사회공헌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 국내 20개 은행은 2022년 상반기(742명)와 비교해 3배가량 늘어난 2300명 규모의 신규 채용을 진행했다.

하지만 은행들의 채용 확대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쳤다. 현재 진행 중인 하반기 채용을 포함한 올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채용 규모는 총 1270명 규모로, 지난해(1880명)과 비교해 610명가량 줄었다. 비대면 전환과 함께 가속화된 채용 규모 감소세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점포 축소와 디지털 전환에 따라 필요 인력이 줄어든 결과라고 설명한다. 다수 직원이 필요한 대면 창구가 빠르게 줄어들면서도, 기존 인력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 작용한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력 구조 개선을 위한 희망퇴직 조건도 점차 축소되는 상황에서, 신입 직원을 무작정 더 채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의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실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점포 수는 올 상반기 말 기준 3911개로 10년 전인 2014년 상반기 말(5190개)와 비교해 1279개(24.6%) 줄었다. 특히 점포 수 감소에 따라 통상 ‘은행원’으로 불리는 일반직군의 채용 문은 ‘바늘구멍’ 수준으로 좁아질 전망이다. IT직군 등 여타 분야 인력의 필요성은 높아지는 반면, 일반 행원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은행권에 도전하는 취업 준비생들의 수요는 줄지 않고 있다. 은행들의 역대급 실적 갱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은행의 평균 임금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대 시중은행 직원의 평균연봉은 1억1600만원으로 전년(1억1275만원)과 비교해 2.9%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상=이건욱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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