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거로운 투석·이식수술 사라질까” 무서운 이 질병…발병원인 찾았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투석과 이식수술 이외에는 해답이 없는 말기 콩팥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제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이은영 교수 연구팀이 당뇨병콩팥병에서 조절 단백질 중 하나인 RIPK3가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손상을 일으켜 콩팥 손상과 알부민뇨를 유발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당뇨병콩팥병은 당뇨병으로 미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고령화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높고 의료비용 부담도 크다.

특히 투석 치료나 콩팥이식 수술이 필요한 말기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꼽히지만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현재의 표준치료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연구팀은 당뇨병콩팥병의 특징이 콩팥세포의 손실과 만성 염증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고려할 때 세포사망의 한 형태인 네크롭토시스 및 그 과정에서 중요한 효소인 RIPK3가 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능성을 토대로 한 이번 연구에서 당뇨병콩팥병 환자의 혈액 내 RIPK3 농도가 현저히 증가해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RIPK3 농도가 증가한 것은 콩팥 기능이 떨어질 때 나타나는 증상인 알부민뇨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고, 장기 추적 관찰 결과 혈청의 RIPK3 농도가 콩팥 기능 감소 및 콩팥병 발생의 중요한 예후 인자로 작용할 수 있음을 밝혔다.

RIPK3가 콩팥사구체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을 유발해 당뇨병콩팥병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RIPK3 유전자 결핍 생쥐에서는 당뇨병콩팥병에서 관찰되었던 알부민뇨 및 콩팥조직의 손상이 호전됐다.

당뇨병콩팥병에서 RIPK3를 타겟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전략.[순천향대 제공]

이에 따라 RIPK3를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했을 때 콩팥사구체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막을 수 있음을 검증했다.

이은영 교수는 “당뇨병콩팥병 생쥐를 통해 얻은 기초연구 결과를 임상현장에서도 확인한 양방향 연구”라며 “당뇨병콩팥병의 새로운 매개인자로서 RIPK3가 관여하는 기전을 규명해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메타볼리즘 (Metabolism)’에 7월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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