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우리나라 양대 코인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에 개설된 가상자산 계좌 중 1억원이 넘게 들어있는 계좌는 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가상자산 투자 규모가 전체 투자 금액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말 기준 가상자산 보유현황’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에 개설된 1669만개 계좌 중 실제 투자가 이뤄지는 활성화 계좌는 절반 이하인 770만개였다. 투자자들의 평균 보유액은 893만원이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68조8000억 원 규모다.
투자 규모별로 살펴보면 1000만원 이하를 투자한 계좌수가 전체 92%를 차지했고, 이들 소액 계좌의 평균 투자액은 65만원이다. 반면 10억 원이 넘는 고액 계좌는 총 3400여개로 이들의 총 투자액은 32조1279억원, 한 계좌당 평균 보유액은 94억5000만원이다. 전체 계좌의 0.04%에 불과한 이들이 전체 투자액의 절반에 가까운 47%를 보유하고 있어 주식시장보다 쏠림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10억원이 넘는 고액 계좌를 보유한 사람들 중에는 40대가 가장 많았고, 평균 보유 규모는 50대가 평균 148억원대로 가장 컸다. 10억원 이상 고액투자자 중 4050세대는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이들의 평균 투자액은 127억원이다.
안도걸 의원실은 “가상자산 투자를 수십 억원 대 규모로 할 경우 10%의 수익만 얻는다고 해도 수억원의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이로 인한 양도소득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인 체이널리스(chainalysis)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가상자산 소득 추정치는 10억4000만 달러(한화 1조4000억 원)로 세계 8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이었던 2021년에는 이보다 더 많은 39억3000만달러(한화 5조2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거두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가상자산 소득금액에 대한 20% 과세가 시행된다면 연간 2500억원 ~1조원 가량의 세수확보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코인은 과거 투기자산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블록체인과 같은 미래기술산업의 핵심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2022년 시행예정이었던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준비 미흡을 이유로 3년째 유예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보편적인 투자 대체 자산으로 자리잡은 가상자산이 범죄 등에 악용되지 않고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당국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