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약발 듣나…9월 가계대출 증가폭 ‘⅓토막’

9월 들어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전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달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아파트.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이달 들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각종 대출 규제가 시행되면서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전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일 기준 가계대출 취급 잔액은 총 728조5857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3조2215억원(0.4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증가폭은 사상 최대였던 전월(9조6259억원)에 비해 6조4044억원(66.5%) 급감한 것이다. 고금리 지속과 주택거래 회복세 지연으로 증가세가 꺾인 올 3월(-2조2238억원)과 2월(4779억원) 이후 가장 부진한 수치기도 하다.

주택담보대출은 572조3349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3조6733억원(0.65%) 증가했다. 증가폭은 가계대출과 마찬가지로 역대급 기록이었던 8월(8조9115억원)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이달 말까지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4월(4조3433억원) 이후 가장 적은 증가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은 아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취급 잔액은 총 103조1848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2714억원(-0.26%) 줄어들며 2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전환했다.

주담대를 비롯한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주춤한 데는 이달부터 적용된 2단계 스트레스 DSR과 은행권 자율규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으로 수도권 주담대에는 스트레스 금리가 지방(0.75%포인트)보다 높은 1.20%포인트가 붙음으로써 대출한도가 크게 축소됐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16개 은행 DSR 단계별·만기별 대출금액 변동 자료에 따르면,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후 수도권 거주 연봉 1억원 차주가 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때 한도가 작게는 4500만원, 많게는 9300만원 줄어들었다.

다만 최근 증가세 둔화에 추석 연휴에 따른 영업일 축소 영향도 있었던 만큼, 10월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최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하며 통화완화 전환에 본격 돌입했고, 이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다주택자 주담대를 중단하고 대출한도까지 축소하며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는 가운데, 비교적 대출상황이 여유로운 일부 은행이나 2금융권으로 금융소비자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제·금융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글로벌) 금리 인하에 따른 경제 전반의 레버리지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안정적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자본 중심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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