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집권당 안도…극우 열풍에도 주요 지방선거서 가까스로 승리

22일(현지시간) 독일 포츠담에서 열리는 지역 사회민주당(SPD) 선거 현장에 디트마르 보이드케 브란덴부르크주 총리(가운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독일 집권 여당 사회민주당(SPD)이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제1당 자리를 지켰다.

22일(현지시간) 브란덴부르크주 선거관리위원회가 공식 발표한 잠정 집계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SPD는 30.9%, AfD는 29.2%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AP·DPA 통신이 전했다. 급진좌파 포퓰리즘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은 13.5%를 얻었고, SPD의 브란덴부르크 주정부 연정 파트너인 중도 보수 성향 기독민주당(CDU)은 12.1%를 득표했다.

AfD는 지난 1일 튀링겐 주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32.8%로 CDU(23.6%)를 제치고 2013년 창당 후 처음으로 지방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하는 성과를 냈다.

AfD는 같은 날 치러진 작센 주의회 선거에서도 득표율 30.6%로, CDU(31.9%)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AfD는 여세를 몰아 튀링겐·작센과 함께 옛 동독 5개 주 가운데 하나인 브란덴부르크 주의회 선거에서 이날 역대 두 번째 지방선거 승리를 손에 쥐려 했지만, 간발의 차로 패배했다.

투표를 앞두고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SPD를 1∼3%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며 선두를 달렸지만, 1990년 동·서독 통일 이후 2019년까지 7차례 지방선거에서 한 번도 제1당 지위를 놓친 적이 없는 SPD의 아성을 넘지는 못한 셈이다.

SPD는 이번 선거에서도 가까스로 수성에 성공하며 일단 체면은 지켰다는 평가다. 특히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지역구가 브란덴부르크의 주도인 포츠담에 있어 이번 선거에서 패했을 경우 그에게 큰 좌절이 됐을 것이라고 AP는 짚었다.

이번 승리는 숄츠 총리보다는 2013년부터 주정부를 이끄는 SPD 소속 디트마어 보이트케 주총리의 공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이트케 주총리는 선거 운동 기간 숄츠 총리와 거리를 뒀고, AfD가 1위를 차지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보이트케 주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면서도 AfD를 견제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많은 유권자가 AfD에 투표했는데 이건 너무 많다”며 “우리는 이런 결과에 대해 생각해야 하고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튀링겐·작센·브란덴부르크 등 옛 동독 3개 주에서 잇따라 치러진 이번 지방 선거는 내년 9월 연방의회 총선 이전 치러지는 마지막 주요 선거로 ‘민심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란 이유로 상당한 주목을 받아왔다.

AfD는 유럽을 휩쓴 극우 돌풍과 동서독 지역갈등 등을 등에 업고 세력을 키워왔지만, 올해 들어 극우 세력과 이민자 대량이주를 논의했다는 의혹과 소속 의원들이 러시아 측의 뒷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잇따르면서 지지율이 다소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난민 흉악범죄로 반이민 정서가 커지면서 AfD는 지지세를 회복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인자(INSA) 설문에서 AfD 전국 지지율은 20%로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DU와 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지지율 32%로 1위였다. SPD(15%)·녹색당(10%)·자유민주당(FDP·4%) 등 연방정부 파트너 정당들은 지지율 합계 29%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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