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왼쪽)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정 회장과 홍 감독 등을 대상으로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4일 체육계를 상대로 실시한 현안질의에서 대한축구협회의 불충분한 자료 제출에 대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문체위 현안질의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상대로 협회의 자료 제출 미비를 지적하며 “국가정보원도 와서 보고하는 국회에서 어쩜 이렇게 비밀이 많으신지 답답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축구협회와 쿠팡의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 배경을 놓고, 2020년 당시 협회 전무이사를 지냈던 홍 감독과 친분이 있던 업체의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홍명보 감독하고 아주 친한 회사가 수의계약으로 뉴미디어 방송권을 땄는데, 그것을 싼값에 따서 여러 업체에 비싸게 팔아먹겠다는 루머가 돌고 있다”며 “자료제출을 요구하니 못 준다, 안 준다, 그러고 있는 것 아니냐. 구린내가 나도 너무 나지 않는가”라고 했다.
이에 홍 감독은 “제가 축구협회 전무이사로 있을 때 뉴미디어 중계 건 계약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물론 그때는 축구협회가 전체적으로 방송권 중계권을 하다가 잘 되지 않았는데, 제가 기억하기로 1차, 2차에 어떤 회사도 입찰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위원님이 말씀하신 것은 제가 아는 내용과 조금 다르다. 저는 쿠팡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며 “당시에 뉴미디어 중계권을 대한축구협회와 그다음에 프로축구연맹을 같이 계약하는 선정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에 저는 실무자는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정 회장은 “쿠팡에서 대부분의 경비를 낸다”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추가 소명하겠다고 답변했다.
의원들의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서도 자료 제출 미비에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공통질의 자료 129건 중에 절반 이상이 개인정보 보호라든지, 비밀약정 규제 이런 걸로 인해 아예 제출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도합 5년째 의정활동을 하는 동안 자료제출과 관련해서 정말 첫 발언을 한다”며 “(자료 제출 태도가) 정말 너무나 심각한 상황이고 국회와 국민에 대한 경시행위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문체위원에게 제출한 서면 자료를 언급하며 “내용이 황당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자료에는 ‘우리가 어떤 업무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서 그랬던 것 아닙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서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등의 해명이 담겼다. 양 의원은 “아니었다고 선언하면 아닌 겁니까. 그러면 국민들이 바보입니까”라며 추가 자료 제출을 촉구했다.
사격 국가대표 출신인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도 “축구협회 회장님이 증인으로 참석하는 이 와중에 협회에서 창립일과 그 다음 재량휴일 주말까지 연락이 두절됐다”고 지적한 뒤, 제출된 일부 자료는 허위로 제출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안질의에는 정 회장과 홍 감독 외에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윤성옥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김학균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 감독, 장세근 진천선수촌 총장 등 20여명의 증인과 참고인이 출석했다.
정몽규(왼쪽)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 회장,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장미란 문체부 2차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세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