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기업 중국 매출 41.1%감소… ‘갈라파고스 규제’ 해소로 위기 넘어야”

정만기 KIAF 회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한국산업연합포럼(KIAF)은 24일 서울 한국무역협회 트레이드타워 51층 중회의실에서 ‘대기업 현황 평가 및 과제’를 주제로 제59회 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KIAF는 기계,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배터리, 백화점, 석유, 석유화학, 섬유, 시멘트, 여성경제인협회, 엔지니어링, 자동차모빌리티, 전자정보통신, 제로트러스트협회, 조선해양플랜트, 철강, 체인스토어, 항공우주 등 19개 단체로 구성된 단체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총 기업매출 중 대기업 비중이 2019년 현재 84%를 차지하고 있어 경제력 집중이 심한 것으로 보이나, 대기업 매출 중 약 70%은 해외에서 발생하는점을 감안하면 우리 대기업은 외국에서 외국기업과 경쟁하여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최근 중국 기업들의 도전으로 인하여 우리 대기업들조차 해외에서 어려움을 겪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주요 10대 대기업들의 2023년 3분기까지 해외매출은 2018년 동기 대비 3.7% 감소하였는 데, 잘 분석해보면 이는 주로 중국 매출이 41.1% 감소한 데 기인한다”면서 “세계 500대 기업 중 중국 기업수는 2010년 46개에 불과했으나 2023년엔 135개로 증가하여 우리의 18개 대비 7.5배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함께 자리한 패널들도 우리 대기업들이 처한 글로벌 현황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웅재 한국산업연합포럼 선임연구원은 ‘대기업현황 평가 및 과제’ 발표에서 “한국의 대기업 비중은 전체 기업 중 0.09%, OECD 국가 34개국 중 33위 수준이며, 주력업종의 경우 글로벌 1위 기업의 연간 매출액은 국내 1위 기업의 1.7배~4.3배에 달한다”면서 “포브스2000에서 한국 기업 시가총액은 '22년 처음 대만에게 추월당한 이후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으로는 “대기업집단 지정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야 말로 갈라파고스적 규제의 끝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1주주 1의결권 원칙을 침해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차별적 규제도 대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인엽 동국대 경제과 교수는 “세계경제는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와 통화긴축 기조 완화가 지속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IMD 국제경쟁력 부문의 기업 여건은 여전히 하위권(23위)에 그쳐 다음과 같이 기업제도에 대해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EU 27개국의 경제력은 미국은 물론, 중국에 뒤졌고, BRICS에도 뒤진다. 원인은 노동경직성, 포퓰리즘과 무리한 사회복지로 인한 국가 부채 폭증, 정치실패, 반대기업정책 등 때문이다”라면서 “한국의 경우도 국회는 규제를 쏟아내는 규제공장인데, 정치는 헛돌고, 노동개혁, 연금개혁, 의료개혁 등 모든 개혁은, 대통령의 동분서주에도 불구하고, 오리무중이다. 이성을 상실한 국회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경제의 발목을 잡는 무능한 장관과 정부 부처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께한 김윤경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물류학 교수도 “스타트업과 초기중소기업에 집중되어 온 기업환경 개선 논의를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환경 전반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공급망 위기로 경쟁국의 국가 전략 산업, 혁신기술 보유 기업에 대한 지원이 크게 확대되었으므로, 산업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함께 불합리하고 과도한 국내 대기업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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