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뿔난 소방관들 직접 나섰다…”강제력 달라”

광주 일선 소방서 앞에 걸린 현수막[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광주지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19 구급대원들이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이송 병원 강제 선정 권한 부여 등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24일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광주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119에 강제력을 가진 병원 선정 권한을 부여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일선 소방서와 119안전센터 등 7곳에 게시했다. 광주만이 아니라 각 지역 소방노조가 일제히 현수막 홍보에 나섰으며, 온·오프라인 대국민 서명 운동도 진행 중이다.

노조는 "현재 119구급대원의 병원 선정과 이송 과정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서는 병원의 수용 능력을 확인해야 하는 응급의료법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응급의료법 48조의2는 "(응급환자 이송 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환자 수용 능력을 확인하고 응급환자의 상태와 이송 중 응급처치의 내용 등을 미리 통보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응급환자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의료진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인데, 현실에서는 응급실이 '의료진이 없다', '병상이 없다'는 등의 핑계로 환자의 수용을 거부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가 응급실 뺑뺑이 대책을 촉구하며 진행 중인 서명운동

이에 노조는 이송 환자 수용률과 거부 사유를 병원 평가 지표에 반영하고 119에 강제력 있는 병원 선정 권한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119 구급대가 응급의료 현장의 최전선에 있는 만큼 의정협의체를 통한 의료대책을 마련할 때 구급대원들의 목소리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도 노조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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