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싫다”는 트럼프·해리스, 대선 홍보 깃발은 중국산

지난 2022년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 밖에서 걸어 놓은 트럼프 깃발.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미국의 대선 후보 둘다 대중 강경 의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선거 캠페인 기념품은 죄다 중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파는 대선 깃발과 모자 등 기념품의 90% 이상이 중국산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잡화 도매시장으로 불리는 중국 저장성 이우에서 공급된 것이 대부분이다.

중국 판매업자들은 미국의 규제로 도매가 어려워지자 온라인 매장에서 미국 유권자를 직접 겨냥하고 있다. 아마존 사이트에서 ‘트럼프 깃발 2024’라는 키워드로 베스트셀러 품목을 검색한 결과, 검색결과 48개 중 46개의 판매자가 중국 주소를 명시하고 있었다고 FT는 전했다.

아무래도 미국 업체는 가격이나 새로운 디자인 개발 등에서 중국 업체에 밀린다.

시카고의 한 깃발 제조업체 사장인 칼 포터 3세는 “중국 이우의 국기 제조업체들은 나일론 캠페인 깃발 1000개 주문시 개당 90센트에 불과한 가격을 책정한다”면서 “미국에선 5달러 미만으로 국기를 만들려면 원자재를 구매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상하이 컨설턴트 업체인 타이달 웨이브 솔루션스의 카메론 존슨 수석 파트너는 FT에 “미국에선 물건을 찍어내는 데 1~2주가 걸리지만, 중국에선 하루나 이틀 안에 만들 수 있어서 경쟁이 안된다”고 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캠프는 되도록 미국 현지에서 조달한 홍보 상품을 판매하는 방침을 세웠지만, 중국 업체들이 ‘미국산’이라고 표시해 구분이 어렵다고 한다.

FT는 “중국 판매자들이 아마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나 해리스 부통령의 캠페인 깃발을 미국산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산’ 표시로 미국 세관을 통과한다”면서 “미국 제조업체들이 판매 손실을 호소하며 분노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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