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통관 작업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관세 등을 내지 않아 신상이 공개된 고액·상습 체납자의 체납 규모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이들로부터 걷은 체납액은 6억9000만원으로 징수 실적이 0.05%에 그쳤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수원시병)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관세청이 공개한 고액·상습 체납자는 228명으로 이들의 체납액은 1조2576억원이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관세청은 체납 기간이 1년이 넘고 체납액이 2억원 이상인 자의 신상을 공개한다.
체납자 대부분은 수입 신고를 할 때 실제 지급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신고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포탈하려다가 적발된 경우다.
이들이 수입한 주요 품목을 보면 가구 등 소비재를 수입하려다가 적발된 사람이 92명(40.4%)으로 가장 많았다. 농·축·수산물(68명·29.8%), 주류(13명·5.7%), 중고 자동차(9명·3.9%) 등이 뒤를 이었다.
체납 규모별로 보면 100억원 이상을 체납한 사람이 전체 체납자의 3.9%인 9명이었다. 50억∼100억원이 7명(3.1%)이었다.
작년 고액·상습 체납자로부터 징수한 금액은 6억9000만원이었다. 전체 체납자의 15.4%인 35명에게 걷은 결과로, 체납액 대비 징수 실적은 0.05%에 그쳤다.
김영진 의원은 "0.05%라는 어처구니없는 징수실적은 과연 관세청이 체납 징수에 의지가 있는지 두 눈을 의심케 한다"며 "관세청은 고액 상습 체납자의 징수율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하루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