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공개했다. 처음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100곳의 상장기업들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의지는 물론 주가순자산비율(PBR)·자기자본이익률(ROE), 시가총액과 수익성 등을 기준으로 뽑혔다. ▶관련기사 3면
거래소는 향후 1년에 한 번 밸류업 지수 종목 교체 등을 통해 국내 모든 상장사가 ‘밸류업 DNA’를 탑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밸류업에 진심인 기업들에 대한 투자 활성화를 도모해 자본시장 재평가에 나선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밸류업 지수의 최초 구성종목은 코스피 67곳, 코스닥 33곳 등 총 100곳이 선정됐다. 산업군별로는 정보기술(IT) 24곳, 산업재 20곳, 헬스케어 12곳, 자유소비재 11곳, 금융·부동산 19곳, 소재 9곳, 필수소비재 8곳, 커뮤니케이션 8곳, 에너지 1곳이다. 시장대표성(시가총액)을 종목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으면서 IT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이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만 7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한 KB금융을 비롯해 하나금융지주 등이 빠졌고 대표 고배당주로 꼽혔던 KT, SK텔레콤 등 통신주도 고배를 마셔 눈길을 끈다.
거래소는 매년 6월 심사를 거쳐 밸류업 지수의 종목을 교체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026년 6월 이후부턴 밸류업 공시 이행 기업을 중심으로 지수를 구성키로 했다. 전날 간담회에서 이부연 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보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는 기업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질문 과정에서 예시로 나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 대표주마저도 밸류업 공시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지수 편출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거래소는 ▷시장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5단계 스크리닝을 거쳐 구성종목을 선별했다.
거래소는 전산 테스트가 완료되는 오는 30일부터 실시간 지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1000포인트를 기준 지수로 삼는 밸류업 지수의 기준 시점은 올해 1월 2일로 상품화를 위해 2019년 6월부터 5년 치 소급 지수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11월 중엔 밸류업 지수 선물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도 진행될 예정이다. 거래소 역시 금융투자업계의 수요에 따라서 다양한 지수를 순차적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지수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활성화하고 주주 간 정보 비대칭성 문제가 해결돼 우리 증시가 재평가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윤·유동현·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