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연합] |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도산사건은 21만1954건으로 17만9118건이었던 전년 대비 18.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건 수 증가를 이끈 건 법인파산·개인회생 사건의 증가였다. 이는 대표적인 경기 불황의 신호로 해석된다.
25일 ‘2024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도산사건 중 법인파산 사건은 1657건에 달했다. 이는 1004건이었던 전년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법인 파산은 회생이 불가능해진 법인의 잔여 재산을 현금화해 채권자들에게 분배하고, 법인을 최종 정리하는 절차다.
개인회생 사건도 크게 증가했다. 총 12만1017건이 접수돼 8만9966건이었던 2022년에 비해 34.5% 증가했다. 개인회생은 법원이 강제로 채무를 재조정해 개인을 파산에서 구제하는 절차다.
[2024 사법연감 캡처] |
이처럼 법인파산·개인회생 사건이 급증함에 따라 법조계에선 전국 3곳에 불과한 회생법원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내에선 서울회생법원이 2017년 설립된 데 이어 지난해 수원과 부산에서 회생법원이 개원했다. 하지만 현장에선 사건 수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달 열린 수원·부산회생법원 개원 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도 인력 증원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시 권순호 부산회생법원장은 “사건 접수가 급증해 업무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사건 수를 따라 갈 수 없다”며 “오히려 미제 사건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엔 대전, 대구, 광주 회생법원 설치에 관한 법률이 발의된 상태다.
또다른 경제 불황의 지표인 경매사건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만1145건이 접수돼 7만7459건이었던 전년에 비해 30.6% 증가했다. 경매사건을 종류별로 구분하면 부동산이 8만729건으로 79.8%으로 대부분이었다. 이밖에도 선박이 565건으로 0.6%, 자동차·건설기계가 1만7872건으로 17.7%였다.
전체 민사사건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민사사건은 총 457만6462건이었다. 422만7700이었던 전년과 비교하면 8.24% 증가한 수치다.
제1심 민사 본안사건을 합의단독소액사건으로 구분할 때 합의사건은 2만5786건(3.3%), 단독사건은 25만6543건(32.9%), 소액사건은 49만7742건(63.8%)이었다. 이를 사건 처리결과로 보면 사건의 65.7%가 판결에 의해 종결됐고, 조정·화해·인낙으로 종결되는 사건도 12.3%에 달했다.
민사 본안사건의 평균 처리기간은 1심에서 합의사건은 평균 473.4일, 단독사건은 222.2일, 소액사건은 133.3일이었다. 2심에선 고등법원의 경우 평균 323.8일, 지방법원에선 239.4일이 걸렸다. 대법원 단계에선 합의부의 경우 397.2일, 단독(소액 포함)에선 115.7일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