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일본제철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철강업체 US스틸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반대에도 매각 계획을 옹호하며 인수·합병(M&A)이 성사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데이비드 버릿 US스틸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미 경제전문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거래가 그 장점에 따라 성사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며 “이 거래는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경제 안보를 강화하며 고용 안보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일본제철 북미법인이 50년 동안 미국에서 사업을 해 왔고, US스틸이 유지된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일본제철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릿 CEO는 이번 매각이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일본제철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US스틸 공장에 27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언급했다.
US스틸이 이러한 투자를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버릿 CEO는 “자원 배분에 관한 문제”라며 “일본제철은 US스틸 규모의 약 3배에 달한다. 또한 통합 공장과 관련해 업계 최고의 연구·개발(R&D) 능력 및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우선순위는 다를 것”이라며 “우리는 결국 주주에 대한 수탁 의무가 있기 때문에 최고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곳을 결정해야 해서 R&D나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해 12월 US스틸을 149억달러(약 19조8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US스틸 매각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이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일제히 반대하면서 인수 거래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제철은 인수 사안을 다뤄온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에 심의를 재신청했고, 이달 23일이었던 심의 기한이 90일 연장됐다.
버릿 CEO는 심의 결과가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초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서한에 따르면 CFIUS는 일본제철에 이번 매각이 “미국 내 철강 생산 능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CFIUS는 교통, 인프라, 건설, 농업과 같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부문에서 공급망이 중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버릿 CEO는 이날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이번 합의가 체결되면 미국의 무역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회사는 미국 시민에 의해 운영될 것이며 이사회도 대부분 미국 시민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