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도시 티레에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에 미국 정부 내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무모한 폭격을 벌이고 있다며 더 맹렬한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헤즈볼라를 억제하는 효과적 수단이라며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25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무력 대응이 근본적인 완화로 이어져 상황을 안정시킨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임시 휴전을 위해 동맹국들과 외교적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폭격이 이어지면서 헤즈볼라 지도부가 노선을 바꿀 지에 일부 미국 관리들은 회의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고위 국방 관리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 정책이 “무조건적인 것은 아니다”면서 “북부 국경지대 이스라엘 시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가장 빠른 방법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역시 헤즈볼라와 전선을 펼치는 것은 해당 지역의 긴장을 풀기 위한 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공습이 확전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헤즈볼라 전문가인 매튜 레빗은 “일부 관리들은 헤즈볼라에 압력을 가해 긴장을 완화하려는 전략을 조심스럽게 지지하고 있다”며 “그들은 외교적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구했지만, 그 결과는 늘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지난 24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벌이는 것이 이스라엘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면서도 “우리는 그곳의 분쟁에 관여하진 않겠지만,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할 순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국방 관계자도 최근 헤즈볼라와의 교전이 시작된 이후 국방부가 이스라엘로부터 직접 지원을 요청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미군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포위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