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적으로 투자금을 유치한 이희진 씨에게 검찰이 추징금 122억6000만원 전액을 환수했다. [중앙지검 제공] |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검찰이 범죄수익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면서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던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의 추징금 122억6000만원을 전액 환수했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지난 4월 이희진의 재산조회에 착수한 후 5개월여만에 추징금 122억6000만원을 전액 환수해 국고에 귀속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는 동생 이모 씨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고 투자매매회사를 설립해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700억원 상당의 주식을 거래하며 130억여 원의 시세차익을 챙기고, 2016년 2월부터 8월까지 240억여 원의 불법투자금을 유치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2020년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122억60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에도 고급 주택 및 스포츠카, 명품, 고액 결혼식 등 이씨의 호화로운 생활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씨는 2022년까지 추징금 약 28억원을 낸 뒤 나머지 94억6000만원은 납부하지 않고 버텨왔다.
이에 검찰은 지난 4월부터 각종 재산조회, 계좌 및 해외 가상자산 추적, 차명법인 확인, 압수수색, 은닉재산 압류, 부동산 가압류 및 민사소송 등을 통해 본격적인 환수 작업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압류된 재산은 현금과 수표 약 3억원, 차명 부동산 4억원, 가상자산 27억원, 차명 채권 55억원 등이다. 검찰은 이씨의 주거지에서 합계 금액이 2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시계 5개도 압류했다고 한다.
다만 다른 압류 재산으로도 추징금을 충당할 수 있게 돼 시계는 매각 절차를 밟지 않고 이씨에게 돌려줬다.
이씨는 석방 후인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피카 등 코인을 발행한 뒤 허위·과장 홍보와 시세조종 등을 통해 897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10월 다시 기소됐다. 올해 3월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한 범죄 수익에 대해서도 유죄가 확정되는 대로 환수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범죄수익환수부가 설치된 청으로, ‘범죄는 남는 장사’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범죄수익 박탈’이라는 종국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환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