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의 한 텅 빈 매장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 |
2분기엔 버는 것보다 부채가 더 많은 ‘금융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그 원인이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이라는 금융통화위원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번 금융안정상황 점검을 주관한 장용성 금통위원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금융불균형 축적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2분기 중장기적인 금융불균형 축적 정도를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31.5로, 1분기 30.0에서 상승 전환했다.
한은은 이를 주택가격 상승과 민간신용 증가 영향으로 보고 있는데, 연초 하락세를 보이던 주택매매가격은 6월 상승 반전한 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지역별로 구분해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매매가격지수 상승세가 높아지면서 8월말 기준 주택매매가격 변동률이 지난해 말 대비 0.69% 상승(서울 1.99%)했지만, 비수도권은 5대 광역시 등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같은 기간 0.74% 떨어졌다.
다만 장 위원은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과 가계부채 관리 방안 등의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금리 인하 등으로 금융여건 완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대책의 효과 점검과 함께 거시건전성정책 공조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은 이날 향후 금리 정책 운용 방향도 언급했다. 그는 “특히 정책금리 인하와 함께 거시건전성정책을 강화해온 캐나다 등 주요국의 정책 운용 사례를 참고하겠다”면서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거시건전성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필요시 추가 조치를 통한 선제적 대응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취약부문 리스크와 관련해 장 위원은 “부동산PF에 대해 강화된 사업성 평가 기준이 적용되며 부실채권이 늘어났지만 금융기관의 정리계획이 차질 없이 이행될 경우 관련 리스크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취약 자영업자와 한계기업은 부실이 누증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