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한공회 제공] |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해당 제도를 설계한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자 제47대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이 금투세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26일 최 회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금투세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20대 국회를 거친 최 회장은 금투세에 대한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최 회장은 “자본시장연구원장 시절부터 증권거래세의 불합리한면을 해소하고 투자자에 친화적인 세제를 통해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유입되길 바라는 게 소신”이라며 “금투세를 시행하면 증시가 폭락한다는 식의 공포 마케팅은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미국의 경우 주식 투자로 250만원만 벌어도 22%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한국의 금투세는 5000만원까지 세금이 면제된다”며 “투자 손실이 생겨도 세금을 징수하는 증권거래세보다 투자자에 친화적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회장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불안감은 이해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동성이 빠져나갈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며 “대만에서 증시가 폭락한 사례를 자주 언급하는데 국내와 사정이 다르며 대만의 경우에도 주가는 회복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금투세 폐지 논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회 등 당국자의 구체적인 대안도 요구했다. 이와 관련 “금투세는 2017~2018년에는 꼭 필요한 세금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하는데 그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며 “시장이 좋고 나쁜 때를 예측할 수 없으므로 ‘시행하기 적절하지 않은 시기’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수 공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최 회장은 “증권거래세는 내년이면 완전 폐지되는데 금투세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8조원 안팎의 세수 결함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러면 다시 거래세율을 높여아 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옳고 그름을 떠나 국가를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선에서 제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1950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1971년 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30년 동안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냈고 20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했다. 주요 성과로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골자로 한 신외감법 발의와 입법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