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고려아연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MBK 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전격 인상한 것과 관련해 고려아연 측이 “‘묻지마 빚투’로 고려아연을 뺏겠다는 투기자본의 야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26일 고려아연은 보도자료를 내고 “영풍은 대표이사 2명이 구속돼 사내이사가 없는 상황에서 전문성 없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가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에 내주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는 3000억원 대출까지 받아 이를 MBK에 빌려주는 믿을 수 없는 결정까지 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가 인상으로 투기자본 MBK와 실패한 경영인 장형진 영풍 고문의 검은 야욕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라며 “영풍은 대표이사들이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누가 이런 결정을 주도했는지, 무리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사외이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또다시 법적 심판대 놓일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여유자금을 활용한 자금운용이 이사회 결의 사안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이를 공격한 바 있으면서도 ‘적자 기업 영풍’의 수천억원 대출에 관해서는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다”라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을 독단적’이라고 주장하며 적대적 M&A의 명분을 내세우던 MBK가 자신들이 손을 잡은 영풍의 막가파식 결정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또 “MBK와 영풍은 50년간 축적해 온 고려아연의 유무형의 자산을 조각조각 나눠 팔기만 하면 ‘묻지 마 빚투’에 쓰인 이자와 원금을 갚고도 남을 거란 계산이 선 듯하다”라며 “적대적 M&A가 성공할 경우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진들이 모두 이탈하고, 인력 감축과 노조 파업, 이로 인한 각종 금속의 생산 차질, 국내 산업을 넘어 국제금속 가격의 교란 등 앞으로의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M&A에 더 많은 돈을 쓸수록 비철금속 제련업과 이차전지 산업, 반도체 산업에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 고려아연의 핵심 인력과 기술, 자산에 대한 장기적 투자와 성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은 명확한 사실”이라며 “고려아연의 경영진과 핵심기술진, 그리고 노동조합 등 근로자들은 다시 한번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차원에서 진행되는 공개매수가 인상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MBK와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주당 66만원에서 13.6% 오른 7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정정 신고서를 2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이는 고려아연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인 주당 67만2000원 대비 11.6%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3개월, 6개월간 평균 종가(VWAP)에 45.1%, 50.5% 할증된 가격이다.
MBK와 영풍은 또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주당 2만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최소 매수예정 수량은 최소 144만5036주(발행주식총수의 약 7%)이며, 최대 매수 수량은 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약 14.6%)이다. 청약 주식 수가 최소 매수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고, 최대 매수예정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예정수량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