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의 승부수…고려아연 공개매수가 75만원으로 올렸다 [투자360]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공개매수를 추진 중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가격 상향의 승부수를 띄웠다. MBK가 제시한 75만원은 경영권 분쟁 이후 유입된 주주도 차익 실현이 가능한 수준이다. 최윤범 회장이 우군을 포섭해 경영권을 방어하려면 MBK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해야 하는데 일정상 촉박해졌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날 공개매수 가격을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14%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공개매수 직전 1개월 평균 주가 대비 40%나 비싸진 가격이다.

이번에 인상된 가격은 MBK가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시작한 13일 이후 체결된 최고 거래가 수준과 동일하다. 공개매수 6거래일 동안 평균 종가 70만5600원을 단순 대입하면 최근 유입된 주주도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6%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단기 차익을 기대하는 기관이나 외국인 주주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응모 유인이 높아졌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고려아연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기관들은 아쉬워하는 분위기”라며 “기관 입장에서는 수익 실현 여부가 공개매수 참여를 결정하는 핵심 잣대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MBK가 영풍과 함께 1대주주인만큼 이번 공개매수에 실패한다고 해도 기관 주주 몇 곳과 협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지분을 늘릴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MBK는 공개매수로 고려아연 지분 최소 7%에서 최대 14.6%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에 주식 매입에 투입하는 자금은 최대 2조2686억원이다. 계획대로 성사될 경우 현재까지 최대 공개매수 규모인 오스템임플란트의 2조원 기록을 넘어선다.

MBK는 투자 재원도 전방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8조원 규모의 6호 바이아웃 펀드에서 50% 안팎의 에쿼티 투자와 함께 NH투자증권에서 1조50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 영풍으로부터 2713억원의 차입을 계획 중이다. 차입금 금리는 모두 5.7%에 책정됐다. 영풍은 MBK에 자금 대여를 위해 금융기관에서 3000억원 단기차입금을 마련한 상태다.

공개매수 일정은 이달 6일로 조정되지만 휴일을 감안하면 4일까지다. 최 회장이 대항공개매수 등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은 이제 5영업일 남아 있다.

한편 MBK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도 추진하는 가운데 매수가를 주당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25% 상향했다. 영풍정밀의 경우 최소 조건 없이 최대 43% 지분 범위 안에서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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