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뱅 도전’ 우리은행 컨소, 변수 맞나…인가기준 ‘주목’

[우리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정호원 기자]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에 착수하면서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내부통실 부실 등으로 제재가 이뤄지게 되면 인가 과정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와 관련해 조만간 금융위원회가 내놓을 인가 기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번 주부터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에 대한 사전검사를 진행한 뒤 다음 달 정기검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당초 내년으로 예정된 정기검사였지만,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정대출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일정이 앞당겨졌다.

금감원은 계열사 전반을 대상으로 부정대출 의혹 등 여신 취급, 내부통제 체계 등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앞서 금감원이 확인한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우리은행 대출은 616억원 규모로, 이중 350억원이 특혜성 부당대출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캐피탈·카드 등 다른 계열사에서 취급된 친인척 관련 대출에서도 문제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앞서 진행된 현장검사 및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제재 조치가 나오게 되면 우리은행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도 불똥이 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KCD)를 중심으로 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우리은행, 우리카드가 지분투자에 나서면서 자금력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우리금융지주나 우리은행이 제재를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결격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분 10% 이상을 취득할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또는 조세범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았는지를 확인하게 되지만, 금감원 제재는 행정제재인 만큼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다만,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가조만간 발표할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기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늦어도 11월까지 심사 기준을 마련하고 예비인가 신청 접수 등 관련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만간 나올 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를 통해 정책적 함의와 시사점을 확인해 본 뒤 심사 기준을 발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당시에는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 ▷사업계획(혁신성·포용성·안정성)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었다. 대주주 적격성, 영업내용·방법의 적정성, 경영건전성기준 준수, 경영지배구조의 적정성 등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심사를 거쳤다.

한편, 제4인터넷전문은행 심사시 자본능력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24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주최로 개최된 ‘뱅킹5.0시, 은행산업의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김기흥 경기대 명예교수는 “자금 공급이 시급한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을 위한 전문은행이 나오기 위해선 자본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금융지주 등 전통 금융사를 포함한 주주구성으로 자본력을 뒷받침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차별화된 인터넷전문은행 시장 참여를 위해 “한국에서와 같은 금산분리, IT 기업 산업자본 34%한도 제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같은 제약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