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사태’에 포장김치도 중국산 대체 조짐…확산되는 ‘김치대란’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포장김치 코너.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배추값 폭등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온·오프 유통채널에서 포장김치 품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수급 안정을 위해 중국산 배추를 대거 들여온 가운데, 포장김치도 중국산으로 대체될 조짐이다.

27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들은 현재 김치 품목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SG닷컴, 11번가 등에서는 포장김치 일부 제품들의 판매 중단 사태가 빚어졌다. 재고 부족이 이유다.

김치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이달 9일부터 25일 기준 포장김치 판매량은 추석 연휴였던 전주 대비 237% 증가했다. 다만, G마켓 관계자는 “포장김치 수요가 급증해 수급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추석 연휴 기간은 이커머스 특성상 판매량이 떨어지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11번가의 김치 카테고리 결제거래액은 이달 9일부터 25일 기준 전월 동기(8월 19~25일) 대비 100% 증가했다. 앞서 CJ제일제당이 운영하는 온라인몰에서는 지난 25일 50개 넘는 상품이 일시적으로 품절되기도 했다. 지역 대형 마트 등에서도 포장김치 품절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유통사는 김장철에 맞춰 계획했던 김치 할인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배추가 없으니 제품 제조가 어렵고 발주를 넣어도 공급이 안되기 때문에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며 “당초 준비했던 할인 행사도 잠정 미룬 상태”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중국산 배추 초도물량 16톤을 도매시장에 공급했다. 향후에는 국내 배추 작황 등을 고려해 수입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중국산 김치 수입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배추값이 급등하자 식당에서 몇 박스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며 “식당 등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19만2560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18만7070톤)보다 늘었다. 김치 대란이 본격화된 9월 수입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유통 업계는 중국산 수입을 수급 안정 해결책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아직 중국산 제품에 대해 반감이 있고, 특히 김치·배추 등 식품 카테고리에 대해서는 더 강한 편”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배추 상품 기준 한 포기 소매가격은 9680원을 기록했다. 올해 최고가다. 전통시장 소매가격은 1만3125원으로 조사됐다.

서울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배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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