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슈만 스페셜리스트’인 지휘자 다비트 라일란트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취임 이후 첫 음반을 냈다. 윤이상과 슈만을 연결, 첼리스트 한재민이 협연한 음반이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데카코리아 레이블을 통해 음반 ‘윤이상·슈만’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음반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5년 만의 신보이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에서 ‘국립’으로 명칭을 변경한 이후엔 처음으로 발매하는 앨범이다. 특히 음악감독인 다비트 라일란트와의 첫 녹음이기도 하다.
음반엔 슈만 교향곡 4번 1841 오리지널 버전과 ‘만프레드’ 서곡, 첼리스트 한재민이 협연하는 윤이상 첼로 협주곡을 담았다.
악단 관계자는 “작곡가로도 활동하는 라일란트는 예술감독 취임 이후, 한국 작곡가들을 깊이 탐구했고 윤이상을 통해 슈만과의 음악적 연결성을 발견해 이번 앨범을 기획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윤이상은 20세기, 슈만은 19세기에 활동했지만, 두 사람은 독일에서 이방인으로의 삶과 내면의 분열적 고통을 음악의 주요 주제로 삼았다. 각자의 시대에서 몰이해와 편견에 맞서며 자신만의 고유한
음악 세계를 구축한 작곡가들이다. 이번 음반은 두 예술가의 음악적, 인간적 고통을 조명하여 그들의 작품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윤이상 첼로 협주곡의 협연자는 2022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머진 한국 첼로계의 신동 한재민이 맡았다. 라일란트는 그에 대해 “놀라울 만큼 탁월하며 자기만의 해석을 지닌 연주자”라고 평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
이번 음반에서 라일란트는 대중에게 익숙한 교향곡 4번 개정판 대신 초판본을 골랐다. 슈만의 독창적이고 비관습적인 상상력이 담긴 판본이다. 이 음반을 통해 베토벤이나 슈베르트의 교향곡과는 다른 슈만 교향곡을 재발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내적으로 치밀하게 연결, 실내악적인 새로운 유형의 교향곡을 들려주고자 했다.
라일란트는 슈만이 지휘자로 활약한 400년 역사를 가진 뒤셀도르프 심포니에서 마리오 벤자고(1948~)에 이어 두 번째로 임명된 ‘슈만 게스트’다. 그는 20세기 거장 지휘자이자 슈만 교향곡 4번 초판본 해석에 뛰어난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1929~2016)의 해석을 계승한다. 슈만 음악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닌 그는 슈만 특유의 악상과 감정의 변화를 명확하게 포착해냈다.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두 작곡가는 복잡한 내면을 지닌 예술가로 ‘낯선 이’로서의 정서를 공유한다”며 “이들이 음악을 통해 내면적 ‘화해’를 이룬 과정을 오늘날 우리도 경험하며, 상처와 갈등을 넘어서는 음악의 힘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2017년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 레이블인 데카를 통해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을 발매하며 미국 브루크너 협회로부터 ‘올해의 음반상’을 수상했다. 또 ‘브람스 교향곡 1번, 최성환 아리랑 환상곡(레이블 데카, 2019)’, 동요음반 ‘고향의 봄(레이블 데카, 2021)’을 발매했다.